김 위원장의 네번째 부인으로 알려진 김옥(47)은 자신의 측근을 통해 삼남 김정은을 후계자로 공식화하기 위한 물밑작업을 한 만큼 '포스트 김정일‘ 체제에서도 정치적으로 살아남을 확률이 높다는 관측이다.
1980년대부터 김 위원장의 업무를 특별보좌하며 일찍이 권력의 생리에 눈을 떴다는 점, 아버지인 김효가 김 위원장의 각별한 관심 속에 오래전부터 당 재정경리부 부부장으로 일하고 있다는 부분도 김옥이 김 위원장 사후에도 일정 정도의 권력을 가지게 될 것이라는 주장을 뒷받침한다.
실제 2000년대 들어 김 위원장과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간의 면담에 참석하거나 김 위원장의 방중에 동행하는 등 공식적인 자리에 등장하기 시작했다, 2010년부터는 공식석상에 ’퍼스트레이디‘로 모습을 내놓기 시작했다.
김 위원장의 5월과 8월 중국방문에 따라가 각종 공식석상에 등장하면서 존재를 과시했고, 올해도 5월 방중, 8월 방러·방중에 동행했다.
김옥은 고영희 사망을 전후로 김 위원장의 총애를 받으면서 단순히 부인으로서가 아니라 김 위원장의 국정운영을 보좌하고 국정 전반에 깊이 관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지난 8월 러시아 극동지역 최대 수력발전소인 부레이발전소를 둘러보는 자리에서는 방문록에 서명하는 김 위원장에게 무언가 조언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김 위원장이 없는 상황에서도 이 같은 권력을 계속 누릴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우선 김 위원장의 여동생 김경희 당 행정부장과 장성택 당 행정부장이 변수다.
한 대북 전문가는 김 위원장의 신임을 바탕으로 막강한 권력을 누리다 2004년 초 ’분파행위‘를 이유로 업무정지 처분을 받은 장성택이 2년이나 중앙정치 무대로 복귀하지 못한 데는 김옥의 입김이 작용했다고 주장한다.
김옥은 사실상 2인자인 장성택이 지위를 회복하면 자신의 입지가 좁아질 것이라고 예상하고 장성택의 복귀를 막는 동시에 후계자 선정문제에 개입해 후계자인 김정은을 통해 자신의 영향력을 키운 것으로 전해졌다.
이 경우 김 위원장의 부재로 인해 김정은·김옥과 장성택·김경희 간의 갈등으로 북한 권력구도에 일대 혼란이 발생할 개연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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