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네이처·사이언스 ‘검열’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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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12-21 1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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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전재욱 기자) 미국 정부가 세계적 학술지 네이처와 사이언스에 내용 수정을 요구해 논란이 불거졌다.

사이언스와 네이처는 20일(현지시간) 미국 ‘생물안보를 위한 국가과학자문위원회(NSABB)’가 이들에게 제출된 조류인플루엔자 관련 논문을 일부 삭제 후 출간해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논문 내용이 생물무기 제작에 악용될 수 있다는 것이 삭제 요청의 이유다.

미국과 네덜란드 연구진이 제출한 이 논문은 사람 사이에서 더 쉽게 전염하는 변형 조류인플루엔자 바이러스(H5N1)를 만드는 방법을 기술하고 있다.

조류인플루엔자는 보통 H5N1에 감염된 조류와의 접촉으로 발생한다. 아직 사람 간에 감염이 되는지는 확실히 밝혀지지 않았다.

따라서 인체에 감염된 경우 높은 사망률을 보이는 조류인플루엔자가 사람의 전염병으로 바뀌게 될지 세계 학계가 관심을 쏟고 있다.

사이언스의 브루스 앨버츠 편집장은 “NSABB가 논문에 기술된 실험 방법과 바이러스의 특정 변형에 대한 내용을 삭제해달라고 요청했다”고 말했다.

NSABB는 연구 내용이 악용되는 사태를 막아야 한다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미 국립보건원은 두 학술지에 대한 권고는 구속력이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논문에 담긴 정보를 합법적으로 이용할 이들을 위해 정부가 열람 시스템을 고안하겠다고 밝혔다.

여기에 사이언스와 네이처는 NSABB의 요구가 과학 논문에 대한 공공의 접근권과 상충한다며 반발했다.

네이처의 필립 캠벨 편집장은 “공공보건을 위해 조류인플루엔자 연구의 모든 세부 사항을 다른 과학자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일선 과학자들은 제출된 논문 내용은 이미 알려진 기존 연구에서 특별히 벗어난 것이 아니었다면서 과학 연구에 대한 정부 검열을 의아해했다.

런던 임페리얼 칼리지의 웬디 바클레이스 교수는 “특정 논문에 열람 ‘자격’을 부여하는 것은 매우 잘못된 생각”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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