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락장이 올 것으로 예상하고 개인투자자들이 저가매수를 노리고 대거 주식거래에 나섰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22일 금융감독원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북한이 김 위원장의 사망 소식을 공식 발표한 지난 19일 주식거래활동계좌 수가 1천904만1천110개에 달해 처음으로 1천900만개를 넘었다.
이는 계좌 수가 하루 만에 11만1천155개 늘었기 때문이다. 하루 증가 규모로는 역대 최대 수준이다. 이달 들어 하루 평균 수백개 내지 수천개 늘어났던 것과 비교하면 폭발적이다.
주식거래활동계좌는 예탁자산이 10만원 이상이고 6개월간 한차례 이상 거래한 증권계좌로 대부분 개인투자자가 증권사에 개설한 것이다. 증권 관계기관이나 증권사 임직원이 사용하는 증권저축 계좌도 일부 있다.
활동계좌가 급증한 것은 김 위원장 사망 소식에 코스피가 폭락할 것으로 보고 투자자들이 대거 주식투자에 뛰어들었기 때문이다. 낙폭이 커질 때 우량주 등을 사두면 나중에 돈을 벌 수 있다는 기대 심리가 작용했다. 이 때문에 주식 시장을 떠나 있던 투자자들까지 매매를 재개한 것으로 분석된다.
증권사 관계자는 “김정일 사망 소식을 듣고 장이 폭락하지 않을까 생각한 투자자들이 저가매수 기회를 노리고 몰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런 현상은 과거 다른 대북 변수가 발생했을 때에는 찾아볼 수 없던 일이다. 연평도 사건이 터진 다음 날인 작년 10월24일에는 계좌 수가 8천600여개 늘었고 천안함 사건이 터진 이후 첫 거래일인 작년 3월29일에도 1만6천개 증가하는 데 그쳤다. 두 사건은 장 마감 무렵과 금요일 밤에 터져 당일에는 영향을 주지 못했다.
김 위원장 사망 발표 다음날인 20일에는 증시가 안정되는 모습을 보이자 주식거래활동계좌가 전날보다 2천882개 증가하는 데 그쳤다.
활동계좌 1천900만개는 복수계좌를 배제하면 경제활동인구의 77% 수준에 달하는 것이다. 지난달 말 경제활동인구가 2천485만명인 것을 고려하면 76.6%에 이른다.
이 수는 2007년 7월 1천만 고지를 넘은 뒤 2009년 4월 1천500만개, 2009년 9월 1천600만개, 작년 5월 1천700만개, 올해 4월 1천800만개를 돌파한 데 이어 이번달 1천900만개를 뛰어넘었다.
1천700만개에서 100만개 늘어나는 데 11개월이 걸린 것과 달리 1천800만개에서 1천900만개로 100만개 증가하는 데는 8개월이 걸렸다. 8월 미국과 유럽 위기가 불거지며 변동성 장세가 연출되자 주식투자가 크게 활발해졌기 때문이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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