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쉽게읽는 중국경제> 中 가전 소비장려책 ‘종료’

  • 中 가전업체 자구책 마련으로 고심 中



(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중국 정부가 내수진작을 위해 지난 수 년간 펼쳤던 ‘이구환신(以舊換新)’정책이 올해 말로 종료될 예정입니다. 앞서 지난 11월 말 산둥(山東)·허난(河南)·쓰촨(四川)·칭다오(靑島) 등에서는 ‘가전하향(家電下鄕)’정책을 종료하기도 했고, 다른 지역에서도 내년이면 모두 끝납니다. 또 지난 5월에는 가전 에너지절약 정책도 종료된 상태죠.

이로써 그 동안 중국 정부의 가전 소비장려책으로 목숨을 연명해왔던 중국 가전업체는 발등에 불이 떨어진 격이 됐습니다.

‘이구환신’이나 ‘가전하향’ 정책은 지난 2008년 말 국제 금융위기가 발발함에 따라 위축된 중국 내수시장 활성화를 위해 도입된 정책입니다.

‘이구환신’이란 중고 가전제품을 버리고 새 제품을 살 때 보조금을 지원해주는 제도입니다. 그리고 ‘가전하향’은 TV나 냉장고 등 가전제품을 구입하는 농민들에게 구입 가격의 13%를 정부에서 보조하는 정책이죠.

실제로 이 정책 덕분에 중국 가전 소비는 급격히 증가했습니다. 지난 2009년 6월1일 이구환신 정책을 시행한 이래 올해 11월까지 가전소비액은 총 3004억2000만 위안(한화 약 54조7000억원), 제품 판매 대수도 8129만6000대에 달했습니다. 가전하향 정책 역시 시행 약 4년만에 총 4874억 위안의 매출을 올리는 성과를 기록했지요.

그러나 정책이 수 년간 실시되다 보니 그 실효성은 점점 줄어들고 가전 판매증가세도 서서히 둔화되고 있는 추세입니다.

대표적인 가전업체 하이얼(海尔)의 냉장고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겨우 8.25% 늘어나는 데 그쳤습니다. 지난 해에는 무려 37.85% 증가했죠. 메이디(美的) 역시 지난 해 상반기 냉장고 전년 대비 매출액 증가폭이 99%에 달한 반면 올해에는 겨우 절반 수준인 46%로 둔화됐습니다.

가전업체마다 소비장려책만 믿고 생산량을 늘렸으나 부동산 시장이 침체기에 접어들어 주민들의 가전 수요가 줄어들면서 오히려 재고만 쌓이는 문제도 발생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소비장려책까지 완전히 사라지면 가전업계는 그야말로 ‘엄동설한’을 맞게 되는 것이죠.

중국 상무부도 이러한 상황을 우려했는지 현재 새로운 소비 촉진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가전업계에서도 ‘엄동설한’을 타개할 각종 대책 마련으로 고심 중입니다.

메이디는 현재 60개 영업점을 11개로 대폭 줄이고 인력 구조조정을 실시했습니다. 반면 거란스(格蘭仕)는 오히려 영업점을 늘리고 와인냉장고, 식기세척기 등을 출시하는 등 제품 라인을 다양화하면서 소비자 공략에 나서고 있죠. 또한 대다수 업체들은 이미 포화시장이 된 대도시를 뒤로 하고 3,4선 도시에 적극 진출하고 있습니다.

글로벌 금융위기의 파고 속에서도 정부의 든든한 지원책 덕분에 무탈하게 견뎌온 중국 가전기업들도 이제 스스로 '홀로서기'를 해야 할 때가 온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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