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의 한 대북소식통은 22일 "북한이 현재 상중이기는 하지만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식량"이라며 "중국이 식량 원조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이 소식통은 "중국은 이전과는 달리 이번에는 많은 양을 제공할 것"이라며 "그러나 관례대로 대북 식량 지원에 대해서는 공개하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중국은 지난 1994년 7월 김일성 북한 주석이 사망하고 나서도 북한에 식량원조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의 대북 식량 원조는 사실상 1급 비밀로 취급돼 그 내용을 정확하게 알 수 없지만 최근 몇 년 새 북중 우호관계가 돈독해 지면서 그 양이 예전보다 늘어난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해와 올해 김정일 위원장의 방중이 이뤄질 때마다 식량 원조도 제공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핵 문제로 수년째 국제사회에서 고립된 북한은 이미 내적 성장동력을 상실한 탓에 농업생산 진보가 미진하고 중국의 원조량도 기대치에 미치지 못해 상시적인 식량난을 겪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김 위원장 사망에 따른 추모기간이 13일에 달해 이 기간에 기업소는 물론 시장에서의 상거래도 제 기능을 하지 못할 것으로 보여 식량 부족 현상은 더욱 가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소식통은 "중국은 이런 사정을 고려해 장례식 후 연말연시에 식량원조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베이징 외교가에서는 중국이 조만간 특사 형식으로 고위층을 북한에 보내 조문을 겸해 식량 원조 계획을 전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중국이 외국 조문단을 받지 않겠다는 북한의 방침을 존중해 정부 차원의 조문단이 아닌 공산당 정치국 위원 급(級)의 특사를 보낼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 김일성 주석 사후에도 중국은 공산당 정치국 위원과 후보 위원, 당 중앙군사위원회 위원 등을 북한에 파견해 당시 장쩌민(江澤民) 국가주석의 조의를 전달했다.
한편 미국 정부는 갑작스런 김 위원장의 사망으로 대북 식량지원 및 북미 대화 관련 논의가 중단됐지만, 협의를 계속 진행할 예정이라고 빅토리아 눌런드 국무부 대변인이 21일 밝혔다.
미국 측은 북한이 원하면 언제든지 식량 지원 문제와 더불어 제3차 북미 고위급 대화를 하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