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수출 경쟁력 강화 현황 및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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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12-22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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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김선환 기자) 유럽발 재정위기의 한파에도 '수출 한국호(號)'에 대한 굳건한 믿음이 이어지고 있다. 역동적인 경제성장을 이루고 있는 신흥개발도상국은 물론 중남미·아프리카 등 미개발국으로 시장을 늘려온 '다변화 수출전략'이 빛을 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과거 미국과 EU(유럽연합) 등 서방 선진국 시장에서도 당당히 품질로도 통할 수 있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값싼 가격으로 승부를 걸어오던 시대에는 환율이 오르면 수출이 급감하는 등 일희일비했지만 지금은 이를 넘어서고 있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올해 EU와의 FTA(자유무역협정) 발효를 넘어 내년 초 세계 최대시장인 미국과의 FTA 발효도 자신감을 갖게 한 원동력이다. 세계에서 가장 넓은 경제영토를 확보할 수 있게 된 것은 내년 경기침체로 얼어붙게 될 수출시장에 더없는 호재가 될 전망이다.

그러나 이른바 '스파게티 볼(다자간 FTA 체결로 혼선을 빚는 것을 말함)'을 위시한 피로감을 해소해야 하는 과제도 여전하다.

◆ 수출다변화…대美의존도 40년만에 10%대 급감

한국의 수출시장 다변화 전략 성공의 단적인 예로 미국 의존도가 10% 아래로 줄었다는 것이다.

과거 중공업 위주로 경제개발에 본격 착수할 당시에는 한국 수출량의 50%가 미국시장에 의존할 수 밖에 없었다.

그러나 세계 9번째로 무역 1조 달러를 달성한 현재(올해 11월20일까지 누계) 전체 수출에서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12.7%에 그쳤다. 지난해 같은 기간(10.4%)보다는 소폭 올랐지만 40년과 비교하면 격세지감을 느낄 수 있다.

이는 중국, 브라질, 인도, 러시아 등 이른바 브릭스 국가를 비롯한 신흥개발도상국으로 수출지역이 다변화한 데 따른 것이다.

지식경제부에 따르면 올해(11월 20일 누계) 지역별 수출 비중에서는 중국(25.3%), 일본(7.4%), EU(8.6%), 아세안(13.0%), 중동(6.0%), 중남미(6.3%), 대양주(3.0%) 등으로 분포됐다.

특기할 만한 점은 신흥개도국으로 수출비중이 2000년 45.1%에서 지난해 68.9%(UN Comtrade 자료)로 수직 상승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만큼 신흥시장의 성장세가 가팔르게 오르고 있다는 것.

미국과 함께 G2로 성장한 중국도 같은 기간 41.7%에서 50.7%로 9%포인트 늘어난 데 그쳤다.

◆ 품질로 경쟁… 수출에 '날개'

이같은 수출지역 다변화 정책은 가격은 물론 품질경쟁력이 뒷받침되지 않았으면 결코 성공할 수 없었을 것이라는 게 정부와 업계의 공통된 분석이다.

지난해 세계무역기구(WTO)가 발표한 한국산 제품의 세계시장 점유율은 평균 3.02%(2009~2011년 1분기)로 나타났다. 2007년부터 2008년까지 평균 2.66%에서 0.36%포인트 오른 것이다.

전기·전자·반도체와 정보통신(IT) 등 첨단제품과 전통적 수출효자품목들인 자동차·조선·석유화학 등의 품질 경쟁력이 높아진 덕택이다.

지난 2000년 260억600만 달러를 시작으로 10년동안 부동의 수출액 1위를 기록해 온 반도체(2010년 507억700만 달러)를 비롯해 10대 수출 품목에는 △선박류(491억1200만 달러, 2010년 기준) △자동차(354억1100만 달러) △평판디스플레이 및 센서(325억8900만 달러) △석유제품(315억3100만 달러) △휴대폰(276억2100만 달러) △자동차부품(189억6300만 달러) △합성수지(170억5100만 달러) △철강판(165억8900만 달러) △컴퓨터(91억1600만 달러)가 올랐다.

이는 동남아시아와 중남미, 러시아 등 신흥시장은 물론 'K팝' 열기로 유럽등지에서도 불고 있는 한국산 TV, 자동차 등이 날개돋힌 듯 판매되고 있는 것과 궤를 같이 하고 있다.

IMF(국제통화기금) '세계무역통계'에서도 1980년 10대 교역국에 한국이 포함됐던 국가수(7개국)가 지난해에는 52개국으로 늘어난 것이 이를 방증하고 있다.

저임금을 발판으로 △섬유류 △합판 △가발 △철광석 △과자제품 △신발 △연초 △철강제품 △금속제품순으로 본격화됐던 1970년 10대 수출주력 품목이 고임금·첨단제품으로 변모한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 환율효과에 일희일비하던 국내 수출업계가 이제는 당당히 품질로 경쟁국들과 맞서고 있다"며 "내년 세계 경제 위축에 따른 대응방안을 면밀히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 "FTA 피로감 해소·신흥시장 개척이 관건"

이처럼 '지역 다변화·품질경쟁력 강화' 등의 수출전략이 무역 1조 달러 달성에 견인차 역할을 해 왔지만 과제도 적지 않게 산적해 있다.

내년초 발효되는 미국과의 FTA는 실제로 대기업은 몰라도 중소·중견기업에게는 적잖은 혼란을 불러올 수 있다. '스파게티 볼' 효과로 FTA 에 따른 이익이 반감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무역종합센터 개설과 지역 무역지원센터를 활용해 '원스탑' 해결이 가능한 대책을 내놓겠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중남미와 아프리카 등 신흥시장 개척을 위해 ODA(공적개발원조)를 활용, 이들 지역에 윈윈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기로 했다.

이운호 지경부 무역정책관은 "거대 선진시장과의 FTA를 100% 활용하는 한편 고성장을 지속하는 신흥시장으로의 진출을 늘려 무역 2조 달러 경제를 앞당기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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