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공포 확산, 은행권 실탄 확보 안간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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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12-27 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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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이수경 기자) 내년 상반기 유럽계 은행의 자금 회수 등을 앞두고 은행들이 ‘외화 실탄’ 확보에 나섰다.

26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18개 국내 은행의 외화유동성 잔액은 지난 10월말 대비 40% 가량 증가했다.

금융위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 들어 매월 테스트를 실시한 결과 18개 은행 대부분이 정부의 지원없이 3개월간 버틸 수 있는 외화유동성을 확보한 상태다.

금융위는 내년 상반기까지 이를 계속 진행해, 외화유동성의 추가 확보를 유도할 방침이다.

당국이 이처럼 은행들의 외화유동성 확충을 독려하는 것은 내년 상반기가 한국경제의 시험대가 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내년 상반기에는 재정난을 겪고 있는 이른바 ‘PIIGS(남유럽 4개국 및 아일랜드)’ 5개국의 국채 만기가 돌아온다. 액수만 해도 1분기에만 2075억 유로(약 311조원)다.

여기에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내 주요 국가들의 은행채 만기도 상반기에 몰려있다.

게다가 유럽 은행들은 현재 6%인 핵심자기자본비율(Core Tier1)을 내년 6월까지 9%로 높여야 한다. 이를 맞추려면 대규모 증자나 위험자산 축소가 필요하다.

이와 맞물려 현재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외국계 은행의 국내 은행에 대한 익스포저(대출과 채권투자 등 위험노출)는 913억달러다. 이 가운데 유럽계 은행이 550억달러로 60.2%에 달한다. 때문에 유로존의 은행채 만기가 국내 은행들의 외화유동성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진단이다.

이와 함께 내년에 글로벌 경기침체의 여파에 따라 주요 은행권 수익 감소가 불가피할 전망이어서, 자칫 외화 이탈까지 겹치면 업계 전체가 침체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팽배해지고 있다.

실제로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FnGuide)가 국내 증권사 20여곳의 전망치를 평균값으로 계산한 결과 국내 4대 금융지주의 내년 순이익은 올해보다 6.62% 감소할 전망이다. 이들의 내년 영업이익 추정치 역시 올해보다 7.20%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삼성경제연구소 정영식 수석연구원은 “유럽계 은행들이 자본을 못 늘리면 위험자산을 줄여야 한다. 상황이 나빠지면 국내 은행에 빌려주거나 투자한 돈을 대거 회수할 수도 있다”고 관측했다.

LG경제연구원의 박래정 수석연구위원 등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현재 유럽재정위기를 비롯해 세계경제가 대단히 취약해진 상황이어서 김정은 체제 등장으로 인한 북한 리스크까지 현실화될 경우 외국인 투자자들이 대거 이탈하면서 우리 경제에 미치는 충격이 증폭될 우려가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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