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회장은 지난해 5월 삼성그룹의 '미래 먹거리'로 5가지 사업을 지목했다. △태양전지 △자동차용 전지 △발광다이오드(LED) △바이오 제약 △의료 기기 등이 바로 그것. 이들을 미래 5대 신수종사업으로 육성하는데 역량을 집중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삼성그룹은 흡수합병(M&A)과 대규모 투자에 전력투구 중이다. 기존 사업에도 메스를 가할 방침이다. 신수종사업의 본궤도 진입을 지원할 버팀목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삼성전자가 26일 이사회를 열어 삼성LED와의 합병을 결의한 것도 이와 궤를 같이한다. 이번 합병은 삼성LED의 모든 권리와 의무를 승계하는 '흡수합병'의 형태로 추진된다. 법적인 절차 등을 거쳐 내년 4월까지 합병 작업은 마무리된다.
삼성그룹은 이번 합병을 계기로 신수종사업에 본격 투자할 예정이다. 2020년까지 23조3000억원을 투자키로 했다. 분야별 누적 투자액은 태양전지 6조원, 자동차용 전지 5조4000억원, LED 8조6000억원, 바이오 제약 2조1000억원, 의료기기 1조2000억원 수준이다.
삼성그룹은 기존 사업 구조조정에도 속도를 높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날 일본 소니와의 TV용 액정표시장치(LCD) 합작 생산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일본 소니와 만든 LCD 합작회사인 S-LCD의 지분 중 소니가 보유한 3억2999만9999주를 1조800억여원에 전량 인수한다.
삼성전자와 소니의 주식 양수도 및 대금 지불은 행정 절차를 거쳐 내년 1월말 완료될 예정이다. 양사는 지난 2004년 4월 S-LCD를 설립했다. 지분은 삼성전자가 '50%+1주'로 경영권을 행사하고, 소니가 나머지를 보유해왔다.
이 회사 관계자는 "최근 LCD 패널 시장 부진과 TV 사업 환경의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필요성이 대두됐다"며 "양사는 다각적인 협의를 통해 디스플레이 시장에서의 경쟁력 지속 강화를 위한 합작관계를 청산키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앞서 삼성전자는 20일 HDD(하드 디스크 드라이브) 사업을 미국 씨게이트 테크놀로지에 매각했다. HDD 사업의 만성 적자가 매각 이유다. 차세대 보조기억장치인 SSD(솔리드 스테이트 드라이브)로 시장이 재편되고 있는 점도 원인으로 꼽힌다.
이번 매각으로 양사는 협력을 증진할 방침이다. 삼성전자는 DS부문의 씨게이트 기업용 SSD, 솔리드 스테이트 하이브리드 드라이브 등에 공급한다. 씨게이트는 삼성전자 HDD 물량을 확보했다. 특허 상호 라이선스 계약 확대, 스토리지 솔루션 공동개발 등에도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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