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성우 기자) JP모간자산운용 펀드매니저 한 명이 운용하는 설정원본이 업계 1위로 뛰어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그동안 1위를 차지하던 미래에셋자산운용보다도 4000억원 이상 많은 금액을 기록, 국내서 영업하는 56개 자산운용사 가운데 가장 크게 늘었다.
JP모간자산운용의 대표펀드인 'JP모간코리아트러스트'로 올해 1조원이 넘는 자금이 들어왔기 때문이다.
22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12월 초 기준 JP모간자산운용은 2명의 펀드매니저들이 총 22개의 펀드와 3조3288억원의 자금을 운용, 펀드매니저 1명 당 설정원본이 1조6644억원에 달했다.
이는 업계 최대 수준이며 56개 자산운용사 평균인 3381억원 보다 무려 5배 가량 많다. 전년 대비로도 두배 가까이 늘어 그동안 1위를 기록해오던 미래에셋자산운용의 1조2929억원을 추월했다. 상위권 자산운용사인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6813억원)·한국투자신탁운용(5542억원)·KB자산운용(5370억원)·삼성자산운용(4414억원)등도 가볍게 제쳤다.
펀드 수 역시 1인당 11개로 JP모간자산운용은 피델리티자산운용(16개), 하나UBS자산운용(15개), 미래에셋맵스자산운용(12개) 등 세 운용사 다음으로 높았다. 업계 평균인 6개보다는 5개 나 더 많다.
그러나 이같은 외형 성장에도 불구하고 인력 충원에는 나서지 않아 펀드매니저 1인당 업무부담이 많아 수익률은 크게 증가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JP모간자산운용은 인원은 늘리지 않고 펀드 숫자는 3개를 더 늘린 결과 수익률은 업계 평균을 밑돌았다.
실제 JP모간자산운용의‘JP모간코리아트러스트’ 펀드의 올해 수익률은 지난 15일 기준으로 -13.66%를 기록, 국내주식형펀드의 평균 수익률(-11.26%)에 미치지 못했다. 특히 상반기까지만 해도 업계 상위권을 자리했으나 지난 8월 이후 수익률은 -17%로 급락했다.
JP모간자산운용과 비슷한 수탁고를 운영중인 신영자산운용의 펀드매니저 수는 14명에 달한다. 같은 외국계 자산운용사들중 JP모간보다 수탁고가 1~2조원 가량 적은 프랭클린템플턴투자신탁운용과 알리안츠글로벌인베스터스자산운용도 각각 10명, 7명의 펀드매니저를 보유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군소펀드들의 통폐합을 통한 대형화는 바람직하지만 펀드 규모가 과도하게 커지면 오히려 수익률 향상에 방해가 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A자산운용사 주식운용본부장은 “펀드매니저 1인당 운용하는 설정원본 규모가 너무 커지면 급변하는 주변상황에 기민하게 대처하지 못해 시장대비 초과 수익을 내기가 어렵다”라며 “매매 시 유동성 문제로 종목선택에 제한이 생기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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