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 기업 나눔문화 소비자 '진심' 읽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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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12-28 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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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강규혁 기자) 홈쇼핑에서 판매한 신생아 모자뜨기 키트가 관련부문 판매량에서 1위에 올라 화제가 됐다.

모자뜨기 키트는 아프리카, 아시아 극빈국에서 큰 일교차 탓에 저체온증으로 사망하는 신생아를 줄이기 위해 기획된 상품이다. 소비자는 상품을 구입해 시간과 공을 들여 뜨개질한 후 이를 다시 구호단체에 기부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그런데도 해당 상품은 세 달도 안 돼 9만5000여개가 팔렸다. 누적 판매금액은 10억원을 넘어섰다. 특히 해외 명품 브랜드를 취급하는 명품관 매출을 제친 것은 더욱 의미있게 받아들여졌다.

앞서 9월에는 수익 가운데 10%를 지역사회에 기부하는 것으로 유명해진 한 해외 커피 브랜드가 국내에 진출해 관심을 모았다.

이 브랜드 한국법인 역시 수익 가운데 일정 부분을 문화단체나 복지재단에 기부할 것이라고 밝혔다. 커피 한 잔을 마시는 데도 의미를 담고 싶어하는 소비자들에게 호응을 얻었다.

통계청이 내놓은 '2011년 사회조사 결과(나눔문화)'를 보면 우리 국민 100명 가운데 36명은 최근 1년 동안 기부를 해본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앞으로 기부할 의향이 있다고 밝힌 응답자 또한 45%를 넘어섰다.

국내 유통업계에서도 나눔을 통한 국내·외 기부활동이나 자선행사가 갈수록 늘어나는 추세다. 기업이 사회적 책임(CSR)을 강화해 회사 이미지를 제고하려는 이유도 있겠지만, 가장 큰 이유는 역시 소비자 관심도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유통업계는 2010년에 이어 올해도 상생과 화합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그러나 실제로는 기업형슈퍼마겟(SSM) 논란이나 반값 할인 논란으로 소비자 기대치에는 크게 못 미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기부와 나눔에 대한 소비자 관심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반면 기업은 이런 관심을 단순하게 마케팅에만 이용하려는 모습조차 보인다. 변화된 소비행태를 적극 반영한 상품 개발로 소비자들의 신뢰를 잃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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