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들은 짧은 일정에도 북한 최고위층 인물들을 잇따라 만났다. 남측 인사로는 처음으로 김정은 북한 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을 공식 접견했다.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도 평양 출발에 앞서 면담을 가졌다. 조문단이 풀어 놓을 귀국 보따리에 이목이 쏠리는 이유다. 남북관계 진전의 촉매제가 될 전망이다.
이 여사와 김정은 부위원장과의 만남 자체가 정치적으로 큰 의미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 여사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이었다. 김 전 대통령은 한반도 평화구축에 가장 노력을 기울인 지도자로 평가받고 있다.
김정은 부위원장도 이를 의식한 듯 이 여사에게 깍듯한 예의를 갖췄다. 이 여사가 조문시 말을 건네자 김정은 부위원장은 허리를 숙여 귀를 입 가까이 대며 경청하는 모습이 조선중앙TV에 잡혔다.
김영남 상임위원장이 면담을 가진 점도 남북관계 개선을 기대할 수 있는 대목이다. 김영남 상임위원장은 권력서열 2위로 북한 최고위급 인사다. 북측의 대남 메시지가 조문단에 전달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남북경협도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했다.
현대는 남북경협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해 왔다. 현 회장이 김정은 부위원장과 직접 만나 '포스트 김정일' 남북경협의 분위기를 파악한 점은 큰 소득이다.
현대 차원에서도 소득이 많았다.
조문단에는 현 회장을 비롯해 현대측 인사 5명이 포함됐다. 현대의 대북사업 재개 의지를 북한 차기 정권에 알릴 수 있는 기회가 됐다.
북한에 정통한 소식통은 "현 회장과 김정은 부위원장과의 만남은 '현대=대북사업' 위상을 재확인한 계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김정은 부위원장 등 포스트 김정일 시대의 주역들과 안면을 튼 점도 현대에게는 큰 수확이다. 장경작 사장과 김영현 관광경협본부장 등 현대아산 고위관계자들이 현 회장과 동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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