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 일본, 더이상 위안부 할머니의 눈물 외면말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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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12-27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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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선미 경제부 기자
(아주경제 박선미 기자) “바라는 건 없다, 그저 일본이 사죄만 했으면 하는 것이다”

추적추적 장맛비가 내리던 2년 전 수요일. ‘수요집회’에서 만난 위안부 피해자 길원옥 할머니가 당시 학생이었던 기자에게 건넨 말이다. 수요집회는 일본군위안부 진상규명과 배상을 촉구하며 서울 중학동 일본대사관 앞에서 매주 열리는 집회다.

우비를 입은 채 대답 없는 일본대사관만 하염없이 바라보시던 길 할머니를 보며 주변인들은 눈물을 삼켰다.

822회였던 그 수요집회가 이제는 1000회를 넘겼다. 20년이라는 긴 시간이 지났지만 변한 것은 없었다. 일본 정부의 사죄와 배상을 요구하는 국내외 주장에도 일본은 20년간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았다.

급기야 한일 정상회담에서 이명박 대통령까지 나서 노다 요시히코 총리에게 직접 위안부 문제를 제기하고 해결을 촉구했다.

공은 일본으로 넘어갔다. 하지만, 애석하게도 일본이 1965년 한일 기본협정으로 모든 청구권 문제가 최종 해결됐다는 기존 입장을 당장 바꿀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

그러는 동안 생존자는 줄고 있다. 처음 여성가족부에 등록된 위안부 피해자는 234명이었지만 이중 171명의 할머니가 세상을 떠났다. 남은 생존자는 63명에 불과하다.

일본은 더이상 할머니들의 눈물을 외면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일본에서도 위안부 문제가 해결되기를 기원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고 한다. 일본이 국제사회에서 진정한 선진국으로 인정받으려면 위안부 문제를 공론화하고 해결책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28일은 1002번째 집회가 열리는 수요일이다. 이 엄동설한에 할머니들의 목소리는 여전히 울려 퍼질 것이다. 일본 정부의 인식 및 태도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아울러 우리 정부도 지속적으로 일본의 태도 변화를 끌어내려는 노력을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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