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전 차장은 지난 2009년 5월22일 일본 출장 때 이국철(49) SLS그룹 회장에게 요청해 그룹 현지 법인장 권모씨로부터 400만~500만원 상당의 술접대를 받았다는 의혹을 받았지만 그간 관련 의혹을 부인하며 이 회장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
검찰 관계자는 “이 회장의 주장 중 박 전 차장이 접대를 요구했다는 부분은 사실이 아니며, 일본 술자리 참석 여부는 쌍방 진술이 엇갈리고 있어 해당 의혹에 대해 증거가 부족하거나 범의를 인정하기 어렵다”며 무혐의 처분 이유를 밝혔다.
검찰은 또 박 전 차장이 이 회장을 명예훼손으로 고소한 사건에 대해서도 똑같이 무혐의 처분했다.
이에 따라 술자리에 참석한 사실이 있는데도 이 회장을 고소했을 경우 박 전 차장에게 적용될 수 있는 무고 혐의 역시 검찰은 불입건 처분했다고 밝혔다.
양측이 전부 무혐의 처리됨에 따라 박 전 차장에 대한 술접대를 둘러싼 진실은 끝내 가려지지 않았다.
그러나 검찰이 “(명예훼손과 관련된) 이 회장의 주장에도 일정부분 진실이 있다”고 밝혀 박 전 차장이 술접대를 받았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다만 박 전 차장이 먼저 요구하지 않은 것이어서 ‘범의’가 없다는 것이다.
앞서 박 전 차장은 검찰 조사에서 권씨와 2차 자리에 우연히 동석하기는 했지만 자신의 지인인 H인터내셔널 상무 강모씨가 비용을 계산했으며, 3차 자리에는 다음날 아침일정 등을 고려해 가지 않은 것으로 기억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일본에서 박 전 차장을 접대했다는 권씨는 2차를 마치고 박 전 차장 일행과 함께 3차 자리에 간 뒤 술값 20만엔(297만원)을 자신이 직접 SLS 법인카드로 지불했으며 출장 중 박 전 차장 일행이 타고 다닌 고급승용차 렌터비 10만엔(148만원)도 부담했다고 주장했다.
권씨는 박 전 차장 접대 사실을 이 회장에게 보고했다고 진술했으며, 이 회장도 인터뷰에서 권씨로부터 관련 내용을 보고받았다고 언급한 바 있다.
검찰 관계자는 “이씨 주장 중 어느 정도 진실이 있다. 박 전 차장의 무고 혐의는 술자리가 2차, 3차 옮겨지는 과정에서 충분히 혼선이 있을 수 있어 입건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청와대 임재현 정책홍보비서관이 이명박 대통령 당선일에 이 회장과 함께 술을 마시고 대통령 행사에 이 회장에게 자리를 잡아줬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검찰은 “양측 주장 모두 믿을 수 없고 판단이 어렵다”는 이유로 무혐의 처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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