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홍성환 기자) 하이마트 지분 보호예수 기간이 28일을 끝으로 만료되면서 이 회사 매각 절차도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롯데와 GS그룹이 유력 인수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가운데 업계에서는 선종구 하이마트 회장의 경영권 보장 문제가 매각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28일 유통업계와 증권업계에 따르면 이날 하이마트 최대주주 유진기업과 선종구 하이마트 회장을 포함한 5명의 하이마트 보통주 보호예수 기간이 만료됐다. 보호예수에서 풀리는 주식은 모두 1239만9289주로 하이마트 지분의 52.5%다.
선종구 회장과 유진그룹은 가지고 있던 하이마트 지분의 보호예수 기간이 끝나면서 본격적으로 하이마트 매각 절차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에 하이마트 매각을 위해 유진기업과 선종구 하이마트 회장, H&Q 등 매각 3주체들은 법률 자문사로 법무법인 광장을 선정했으며, 씨티글로벌증권은 금융 자문사로 선정했다.
◆ 하이마트 매각 변수는?
업계 일각에서는 선종구 회장의 경영권 보장 문제가 매각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일단 하이마트 경영권을 둔 선종구 회장과 유경선 회장의 갈등은 지난달 30일 주주총회를 앞두고 양측의 합의로 일단락됐다.
앞서 유경선 유진그룹 회장과 선종구 하이마트 회장이 각각 재무와 영업을 총괄하는 방식으로 각자대표의 역할을 나눴다.
◆롯데-GS, 유력 인수 후보군
롯데쇼핑과 GS리테일이 가장 유력한 하이마트 인수 후보군으로 꼽힌다.
롯데쇼핑은 “하이마트 매각절차가 공고되지 않아 인수를 구체적으로 검토하고 있지는 않다”면서도 “향후 매각이 진행되면 공개입찰 참여여부 등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이달 초에 있었던 사장단 회의에서 “기존 사업 경영 효율을 제고하고 이익률을 개선하면서 인접 사업 분야를 적극 확대해 가는 전략을 추진하라”고 강조한 바 있다.
허승조 GS리테일 대표는 “하이마트가 매물로 나왔는데 관심을 갖는 것은 당연하다”며 “투자 제안이 들어오면 인수에 대한 검토를 시작할 것”이라고 전했다. GS리테일은 작년 2월 GS마트와 GS스퀘어를 롯데쇼핑에 팔면서 얻은 1조3400억원 실탄을 보유하고 있다.
◆ 인수 시너지 측면에서는 롯데쇼핑
전문가들은 시너지 효과 측면에서 롯데쇼핑에 손을 들어줬다.
박진 우리투자증권 기업분석팀장은 “기존 사업과의 연계성 측면에서 살펴볼 때, 롯데쇼핑은 최근 롯데마트에 디지털파크를 운영하며 가전 사업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며 “전자가전 부문에서 사업을 확장하는데 시너지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상화 동양증권 연구원도 “롯데쇼핑, GS리테일 둘 다 생소한 가전제품 카테고리이기 때문에 굳이 연관성을 따진다면 롯데쇼핑”이라며 “GS리테일은 소매업 중심이기 때문에 가전과 연관성이 많이 떨어진다”고 설명했다.
현재 유진그룹은 유진기업이 31.3%, 유진투자증권이 1.1% 등 32.4% 하이마트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선종구 회장 측은 본인이 17.4%, 아들 현석씨 0.9%, 현석씨가 대표로 있는 아이에이비홀딩스 2.5% 등 20.8%를 갖고 있다.
여기에 한일전기그룹이 갖고 있는 10만주(0.42%)를 포함해 이번 매각 대상 지분은 1475만4652주다. 전체 하이마트 지분 62.5%를 차지한다. 27일 종가(8만원) 기준 1조1200억원에 달하는 액수다.
증권업계에서는 프리미엄까지 더해져 매각 규모는 최대 2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점치고 있다. 유진그룹이 2007년 하이마트를 인수한 금액은 1조9500억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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