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준혁 기자) 프로야구선수협회(이하 선수협회)에 소속된 4개 구단의 대표들이 박재홍(SK) 선수협회장의 독단적인 사무총장 선임을 인정할 수 없다는 내용의 성명서를 발표해했다.
박명환(LG), 이혜천(두산), 김상현(KIA), 현재윤(삼성) 등 프로야구 4개 구단 대표 선수는 28일 오후 경기도 용인의 한 커피숍서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박 회장에게 사무총장 선임을 철회하고, 적법한 절차에 따라 내년 총회에서 새로운 인물을 뽑으라 요구했다. 이들은 전화 통화와 위임장 접수 등으로 4개 구단 선수단 총의를 모아 대표로 왔다는 점도 밝혔다.
9일 총회를 통해 선임된 박재홍 선수협회장은 20일 긴급이사회를 개최해 삼성과 KIA에서 투수로 뛰던 박충식 씨를 사무총장 직무대행으로 선출했다. 이에 따라 박 씨는 오는 1월 5일의 임시 총회에서 정식 승인을 받기 전까지 대행 자격으로 직무를 수행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28일 모인 4개 구단 대표 선수는 "당시 대다수 선수들의 의사가 철저히 무시된 채 강압적 분위기 하에서 사무총장 선임이 이뤄졌다"면서 강력하게 반발했다.
4개 구단 대표들은 이날 성명서를 통해 "2012년 1월 1일부터 임기가 시작되는 박재홍은 2011년 12월 20일 독단적인 회의 진행과 결정으로 박충식 사무총장을 선임했다. 투명하고 공정한 선수협을 만들겠다고 공언한 바 있는 박재홍 회장은 원칙과 절차를 밟지 않고 외부 세력들과 결탁하여 선수들의 의견과 발언을 무시하고 본인이 이미 내정해 놓았던 박충식을 사무총장으로 선임하였다. 이에 우리 선수단들은 불순한 의도를 가지고 있는 외부 세력들로부터 선수협을 끝까지 지킬 것이며 이를 위해 본 성명서를 발표하는 바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박재홍이 선수협 대표의 의사를 존중하지 않고 적법하고 정당한 절차를 무시한 채 단독처리한 박충식 사무총장 선임에 반대하고 인정할 수 없다"며 "적합한 자격과 능력이 검증된 사무총장을 총회를 거쳐 선임할 것을 요구하는 바이다. 이러한 요구 사항이 이행되지 않을 경우, 우리 선수단은 특단의 조치도 불사할 것을 선언하는 바이다. 2011년 12월 28일 두산 베어스, LG 트윈스, 삼성 라이온즈 선수단 일동"이라고 낭독했다.
4개 구단 선수들은 선수협회 정관에 명시된 대로 사무총장 선임이 이뤄지기를 바라고 있다. 정관에는 8개 구단 선수 대표가 각각 새 사무총장 후보를 내고 검증 절차를 거친 뒤 최종 후보를 선수협회 총회 찬반 투표에 부쳐 결정하도록 명시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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