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27일 북한 김 위원장의 영결식을 지켜보면서 북한의 안정적인 리더십 전환에 대해 비상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현재 북한으로서는 김정은 조선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을 중심으로 한 안정적인 체제구축이 급선무다. 집단지도체제 형식이 될 가능성이 높지만 그 중심에는 김정은이 위치해야 비교적 안정적인 국면을 맞을 수 있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중국의 전폭적인 지지가 필요하다. 북한은 석유를 비롯해 식량, 공업원자재 등의 수입창구를 전적으로 중국에 의존하고 있다. 또한 외교적으로 북한의 입장을 편들어 줄 맹방으로 봐도 중국이 유일하다. 때문에 정권안보를 위해서는 중국의 지원이 필수적이다. 게다가 나이가 어리고 정치력이 검증되지 않은 김정은으로서는 자신의 권위와 영향력을 높이기 위해서도 중국의 지지가 절실한 상황이다.
중국으로서도 불안정한 북한을 지지함으로 인해 북한을 더욱 자국에 결속시킬 수 있다는 계산을 하고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현재로서 북한을 지원하고 김정은 체제를 전폭적으로 지지해 줄 수 있는 나라는 중국이 유일하다. 중국은 이번 기회에 북한과의 관계를 더욱 긴밀하게 가져가 향후 대미협상에서 요긴한 카드로 사용할 것임은 물론 우리나라에 대한 외교협상력 강화와 동북아 안보의 주도권을 행사해나갈 수 있다는 계산을 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이같은 배경하에 중국은 발빠르게 조문정국을 주도해가고 있다. 우선 북한이 김정일사망을 발표한 19일 중국은 중국공산당, 전국인민대표대회, 국무원, 군사위원회 등의 명의로 애도를 표하는 조전을 북한에 전달했다. 주요한 권력기관을 모두 망라한 형식을 갖췄으며 특히 김정은을 차기로서 인정하는 문구를 포함시켰다.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이 20일 시진핑(習近平) 국가부주석 등을 이끌고 주중 북한대사관내 조문소를 찾은 데 이어 21일에도 원자바오(溫家寶) 총리와 리커창(李克强) 상무부총리 등 정부 수뇌부가 북한대사관을 방문함으로써 정치국 상무위원 9명 전원이 애도행렬에 동참했다.
특히 후 주석은 20일 조문에서 “우리는 조선 인민이 김정일 동지의 유지를 받들어 조선노동당을 중심으로 단결해 김정은 동지의 영도 아래에 사회주의 강성대국 건설과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 실현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믿는다”며 `김정은 영도‘를 직접 언급함으로써 북한의 새 지도부에 힘을 실어줬다.
또한 베이징 외교가에는 중국이 대규모 대북 식량 원조를 준비 중이라는 소문이 흘러나오고 있다. 실제 북한은 김정일 장례 이후 동요되는 민심을 수습해야 하며, 이 과정에서 충분한 식량배급은 큰 역할을 할 수 있다. 중국은 지난 1994년 7월 김일성 북한 주석이 사망하고 나서도 북한에 식량원조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베이징 외교가 관계자는 “북한의 대중 의존도가 높아지고 있는 시점에서 김정일 위원장마저 사망했고 그로 인한 불안정 정국이 펼쳐지고 있는 만큼 향후 북한의 대중 의존도는 더욱 높아질 수 밖에 없으며 양국관계는 더욱 밀착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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