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성우 기자) 이달 들어 유상증자 결정을 공시한 기업들이 전달에 비해 3배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10억원 미만의 소액증자를 결정한 상장사는 2배 이상 증가했다. 이들 기업들은 모두 지난 9월 말 기준으로 적자를 내고 있고, 일부 업체는 자본잠식 상태에 빠져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금융감독원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일부 기업들이 내년 초 결산보고서 제출에 앞서 자본잠식 상태를 해소하거나 부채비율을 축소해 재무건전성을 높이기 위해 소액증자에 나서고 있다. 이들중 상당수 기업들은 퇴출을 면하기 위해 소액공모를 통해 자금을 수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달 들어 유상증자 결정 공시를 제출한 상장사는 유가증권시장이 8개사, 코스닥시장이 31개사 총 39개사로 전달 14건 대비 178.57% 증가했다. 이 가운데 소액증자를 결정한 상장사는 7개사에서 18개사로 두 배 이상 늘었다.
문제는 소액공모 유상증자를 선언한 이들 기업들이 모두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21일 9억9900만원의 유상증자를 공시한 엠텍비젼은 지난 9월말 기준으로 259억1900만원의 누적 순손실을 기록했다. 지난 23일 9억9900만원의 증자를 결정한 인스프리트도 같은 기간 누적 영업적자 107억9800만원, 누적 순손실 121억100만원을 각각 기록했다.
이들 기업들 가운데는 3분기(7~9월) 기준으로 전액 자본잠식 상태에 빠져 있는 업체도 있다. 헤스본은 지난 9월 말 기준으로 자본총계(자기자본)가 -11억1575만원을 기록해 전액 자본 잠식됐다. 이외에도 디브이에스코리아는 자본잠식률이 73.99%를 기록했고 영진인프라는 36.46%, 코리아본뱅크는 11.51%로 부분 자본잠식에 빠졌다. 영진인프라는 이달에만 두 번의 소액공모 유상증자를 결의한 바 있다.
디웍스글로벌과 블루젬디앤씨를 비롯해 영진인프라 엠텍비젼 이그잭스 자연과환경 바른손 헤스본 에이프로테크놀로지 코리아본뱅크 등 소액증자를 결정한 기업들은 투자주의 환기종목에도 지정돼 있다.
소액증자를 추진하는 기업들 가운데는 금감원에 유가증권신고서 제출이 면제되는 점을 악용하는 사례도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 지적이다. 신속하고 간편한 조금조달을 위해 유가증권신고서 제출을 면제한 점을 금감원의 심사를 피하는 용도로 사용하고 있다는 것.
특히 이들 기업 중에는 실제 유상증자에 실패하는 경우가 있는가하면 경영진의 횡령사건 등이 발생해 경영의 안전성, 재무건전성 측면에서 문제가 제기되는 경우가 많다. 이에 전문가들은 소액 유상증자를 추진할 경우 공시 확인에 그치지 말고 회사의 재무 상황을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연말 소액증자가 느는 것는 올해 안에만 증자대금이 납입되면 회계상 자기자본 증가로 재무건전성을 높이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라면서“그러나 10억원 미만의 유상증자를 추진할 때는 회사 경영이 그만큼 다급하다는 의미이므로 회사의 경영상태를 꼼꼼히 따져 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