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영화전문 사이트 ‘할리우드닷컴’의 조사 결과, 올해 미국 박스오피스 수입은 102억 달러(약 11조8000억 원)를 기록할 전망이다. 작년과 비교하면 3.5% 줄어든 수치다.
판매된 영화 티켓은 총 12억8000만 장으로 1995년 이후 최저치다.
올해 할리우드 영화계는 재정난과 금융위기의 소용돌이 속에서 해리포터, 트랜스포머 등 상업성 짙은 시리즈물로 영화팬들을 유혹했지만 반응은 미미했다.
지난해 엄청난 흥행 돌풍을 일으킨 ‘아바타’의 벽을 넘어서지 못한데다 연말 휴가 시즌 흥행 성적 또한 게걸음에 그쳤다.
올해 관객 수가 줄어든 이유는 영화 표 값이 인상하고과 반복적으로 후속작과 리메이크 영화를 만들어내는 할리우드 영화계에 대한 반발이 작용한 까닭이다. 여기에 휴대용 전자기기가 급속도로 확산하며 여가거리가 늘어난 것도 이런 현상을 부추겼다.
영화사 워너 브라더스의 제프 골드스타인 판매부장은 “게임과 소셜 네트워크가 발달하면서 여가 행위의 폭이 몇 년 전보다 더 넓어졌다”고 설명했다.
올해는 유난히 시리즈물이 많았던 만큼 쟁쟁한 후속작들이 흥행성적 상위권을 독식했다.
올해 미국 최고의 히트작은 해리포터 시리즈의 마지막 작품인 ‘해리포터와 죽음의 성물-2부’로 미국내에만 3억8100만달러, 전 세계 13억달러의 수익을 거두며 기염을 토했다. 지난 10년간 8편이 발표된 해리포터 시리즈 중 최고 흥행 수익이다.
‘트랜스포머 3’가 미국에서 3억5200만달러를 벌어들이며 뒤를 이었고 ‘브레이킹 던 part1’이 2억7100만달러로 올해 박스오피스 흥행 3위를 기록했다.
그러나 ‘쿵푸팬더2’, ‘엑스맨 : 퍼스트 클래스’, ‘캐리비안의 해적: 낯선 조류’ 등은 기대에 부흥하지 못했다.
지난해 ‘아바타’를 배급한 20세기폭스의 크리스 애런슨 배급 담당 임원은 “기대만큼 흥행성적을 올리지 못한 대작들이 많았다”며 ‘앨빈과 슈퍼밴드3’의 휴가 시즌 흥행이 저조하다고 말했다.
올해 할리우드 영화계를 휩쓴 ‘시리즈물의 전쟁’은 내년에도 계속될 전망이다.
배트맨 시리즈인 ‘다크나이트 라이즈’, ‘스파이더맨4’, ‘맨인블랙3’, ‘007 스카이폴’이 내년에 관객들을 기다린다. 3D 버전의 ‘타이타닉’, ‘니모를 찾아서’, ‘미녀와 야수’도 영화팬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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