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중학생 자살’ 학교에서 지난 7월 발생한 여중생 P양의 자살도 교내 폭력과 관련된 것으로 밝혀졌다.
30일 대구수성경찰서와 대구시교육청에 따르면 지난 7월 11일 목숨을 끊은 P양 옷 주머니에는 ‘날(나를) 해친 아이들’과 ‘날 구할려 했던 아이들’이라는 메모(A4 용지 1장)가 발견됐다.
P양은 이 메모의 양쪽에 각각 5명, 6명의 명단을 남겼다.
P양은 숨지기 전인 7월 11일 오전 당시 친구 1명이 또래들에게 괴롭힘을 받는 것을 알고 이를 해결해달라는 내용의 편지를 담임 교사에게 보냈다. 담임 교사는 수업 시간에 반 학생들에게 단체체벌을 실시했다.
이에 동급생들은 “누가 고자질을 해서 단체체벌을 받게 하느냐”는 불만을 터뜨렸고, P양은 ‘고발자’로 찍혔다.
하교한 P양은 자신의 아버지에게 “친구들의 오해를 사게 돼 힘들다. 친구집에 다녀오겠다”고 말하고 집을 나간 뒤 자신이 살던 아파트 건너편 동으로 가서 투신했다.
P양의 고모(43)는 “사고가 발생한 뒤 학교측에 진상규명 등을 요구했지만 학교측이 제대로 들어주지 않았다”며 “최근 목숨을 끊은 A군도 조카의 죽음에 무기력한 대응을 한 학교에 절망하지 않았겠느냐”고 했다.
당시 경찰은 A양이 남긴 글이 구체적이지 않고, 숨진 P양에 대한 집단 괴롭힘에 대한 정황이 발견되지 않아 수사를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수성경찰서의 한 관계자는 “현재 유족들은 경찰 수사보다는 학교측의 태도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며 “재수사 요청이 있을 때는 언제든지 수사 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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