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은 현재의 비상대책위원회 체제에서 생존하기 위해 비대위원들과의 스킨십 쌓기에 열을 올리고 있고, 민주통합당은 당 대표 경선을 앞두고 후보 간 합종연횡을 염두한 눈치싸움이 치열하다.
◆한나라 “비대위 스킨십 쌓아라"
지난 1일 아침 이른시간. 새해벽두부터 검정색 차량들이 서울시 강남구 삼성동 박근혜 비대위원장의 자택을 찾아 줄줄이 운집했다.
차량의 주인공들은 대개 한나라당의 전현직 국회의원 및 주요 당직자 등 공천 예비후보들로, 주로 계파색이 옅은 초재선 의원들과 비례대표, 일부 친박계 의원들도 포함돼 있었다.
한나라당이 쇄신풍에 휩싸이고 있는 가운데 대대적인 인적 물갈이가 예고돼 있어 공천을 염두, 새해가 되자마자 박 위원장을 찾은 것이다. 그러나 박 위원장이 당 관계자들과의 만남을 꺼리면서 이들의 '신년인사’는 실패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관계자들은 박 위원장의 인근에 거주하는 조현정 비대위원의 자택을 찾기도 했다. 박 위원장과 조 위원의 집은 걸어서 10분 거리로 큰 길을 하나로 맞닿아 있다.
이날 오전내내 조 위원의 집에는 한나라당 인사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으며, 조 위원은 이들과 티타임을 가지며 담소를 나눴다는 전언이다.
당외 인사인 조 위원에겐 공천지분이 없지만, 한나라당의 비대위 체제 출범 이후 비대위원이 실질적인 최고위원 역할을 하고 있어 19대 총선 예비후보들로선 스킨십을 쌓을 필요성이 커진 것이다.
구주류 인사들이 기득권을 두고 비대위와 힘싸움을 벌이는 것과는 달리 비주류 의원들이 공천을 받기 위해 비대위와 친분을 쌓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선택이란 것이 한나라당 안팎의 일반적인 시선이다.
◆민주통합 “당대표는 누구”… 눈치작전 치열
민주통합당은 한나라당과는 달리 특정 대상에 대한 러브콜 없이 서로 눈치싸움만 치열하다.
현재 당대표 경선에 나선 후보가 9명으로 ‘춘추전국시대’를 방불케 해 아직 당선이 확실시 되는 후보가 없기 때문이다. 특정 후보에 섣불리 끈을 댔다간 역풍에 휘말릴 수 있음을 경계한 것이다.
일단 민주통합당의 당 대표 후보군은 △동교동·호남 △민주당 출신 친노 세력 △혁신과 통합 출신의 친노 세력 △486 △시민사회 등 다섯 그룹.
이중 시너지 창출 및 화학적 결합 차원으로 봤을 땐 △동교동·호남 △민주당 출신 친노 △혁신과 통합 출신의 친노 등 세 세력을 중심으로 486그룹 및 시민사회 후보가 편입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현재로선 선거인단 모집이 마무리되지 않아 조직표 규모를 가늠하기 어렵고, 486그룹과 시민사회 측의 독자 세력화도 가능하다. 특히 한국노총 조합원 표의 향배도 가늠하기 어렵다.
또 19대 총선에서 야권이 득세할 것이란 기대감 속에 수도권과 호남지역의 한 지역구에서 민주통합당 후보가 2~3명씩 등록하는 사례도 다수 발생하고 있어, 서로의 눈치싸움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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