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룡(黑龍)의 해, 금융권 비상(飛上) 전략> “이제는 글로벌이다” 해외로 눈 돌리는 금융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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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2-01-03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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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이수경·장기영 기자) 2008년과 지난해 전 세계 금융시장은 금융위기라는 두 번의 큰 파고를 넘었다.

뼈아픈 고통을 겪은 세계 금융시장이 이제 안정적인 구조를 찾아 재편되고 있다. 국내 금융시장도 발을 맞춰야 할 때가 온 것이다.

그간 국내 금융회사들은 내실 경영이라는 명분으로 건전성과 자산 확보에 주력해 왔다. 하지만 보다 다양한 수익원 확보와 안정적인 외화조달, 글로벌 금융으로서의 입지 구축 등을 위해 이제는 적극적으로 해외진출을 모색해야 할 때다.

◆ ‘아시아’ 기반으로 진출 증가 추세…아직은 ‘역부족’

한국금융연구원은 은행이 해외진출을 모색해야 하는 이유에 대해 △신규수익원 발굴 △글로벌 경험 축적 및 인재 양성 △안정적 외화조달원 확보 △국내시장 쏠림 현상 축소 등 네 가지를 꼽았다. 현재로서는 어느 것 하나 충족하지 못하는 요건이다.

지난해 12월 현재 해외에 지점 및 현지법인 등을 개설하고 있는 은행은 KB국민ㆍ신한ㆍ우리ㆍ하나은행 등 주요 시중은행과 산업ㆍ수출입은행 등 특수은행을 포함해 모두 11곳이다.

은행들의 해외지점은 대부분 아시아에 몰려있다. 국내 기업이 가장 많이 진출해 있기도 하고, 거리나 정서상 유럽이나 미주 국가보다는 상대적으로 접근이 쉽기 때문이다.

현지에 지점을 가장 많이 가지고 있는 곳은 우리은행과 외환은행으로 각각 12개다. 현지법인은 외환은행이 10곳, 신한은행이 9곳으로 선두를 차지했다.

우리은행의 경우 중국과 싱가폴, 일본, 베트남, 인도 등 12개 지역의 아시아 및 중동국가에 점포망을 확충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중국에만 10곳이 넘는 자지점(출장소 포함)을 보유하고 있고 일본과 베트남, 캄보디아에도 총 19곳의 자지점을 운영중이다.

실적도 개선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 상반기중 국내은행 해외영업점의 총자산은 615억5000만 달러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9%(51억 달러)가 증가했다.

당기순이익은 4억2940만 달러로 전년동기 대비 무려 102.7%(2억1760만 달러) 늘었고, 총자산순이익률(ROA)는 0.44%포인트 오른 0.98%를 기록했다.

하지만 면면을 들여다보면 아직까지 갈길이 멀다.

상반기 기준으로 국내은행의 해외영업점에 대한 현지화지표 평가 결과는 전년말과 동일한 수준인 3등급을 기록했다. 은행의 세계화 수준을 나타내는 초국적화지수는 5등급, 현지자금운용비율은 4등급으로 부진을 면치 못했다.

현지 영업점 운영 경비 비용도 2억5780만 달러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22.8% 늘어나는 한편 수수료 이익도 6.5% 줄었다.

실제로 KB국민은행의 해외사무소 중 우크라이나의 TF사무소는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폐쇄를 앞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성인 홍익대 교수는 “현재 해외에 진출한 은행들이 현지 자금을 조달하기보다는 국내의 자금을 조달해 현지 국내 기업에 공급하거나 교포를 상대로 영업하는 형식이어서 사실상 실패나 마찬가지였다”고 말했다.

보험회사 및 카드사들도 해외진출을 시도하고 있지만 규모는 크지 않다.

지난해 12월 현재 주요 손해보험사 및 생명보험사 8곳의 해외에 진출해있는 지점 및 현지법인, 사무소는 총 54개다. 삼성화재와 현대해상의 현지법인이 각각 5곳과 4곳, 지점이 7곳과 2곳으로 선두를 달리고 있으며 나머지는 5곳을 넘지 않는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해외진출 시 규제가 까다롭다며 “정부 차원에서 차별적인 규제를 풀어주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카드사는 이미 진출해 있는 국내 은행이나 현지 금융회사와의 제휴를 맺는 정도로 해외영업망 확대를 꾀하고 있다. 신용카드 사업이 해외에서 영업인가를 받기가 녹록치 않은데다 리스크도 크기 때문에 섣불리 현지법인을 세울 수가 없는 형편이기 때문이다.

현재 신한카드가 신한베트남은행을 통해 현지인을 상대로 카드를 발급하고 있으며, BC카드가 미국의 DFS와 업무 협약을 맺고 글로벌 카드를 발급중이다. 나머지는 기회를 엿보고 있는 실정이다.

◆ '포기 못해'…해외 영업망 확충에 금융권 '총력'

올해 경기는 유럽 재정위기가 계속되는 데다, 국내에서는 북한 리스크가 겹치는 등 어두울 전망이다.

하지만 국내 금융회사들은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꾸준히 해외영업망 확충에 주력하겠다는 계획이다.

KB국민은행은 글로벌 금융불안의 타격이 상대적으로 적은 중국, 인도,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 이머징 마켓(신흥국)을 중심으로 진출을 지속적으로 추진한다. 특히 승산이 있는 지역을 선별해 소매금융 중심으로 진출하겠다는 전략이다.

우리은행은 현지 상황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해 필요시 신속한 M&A로 진출 기반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글로벌 지역전문가를 선발해 양성중이며 올해 상반기 지역전문가를 10명 내외로 파견할 예정이다.

삼성화재는 올 1월부터 싱가포르에서 법인이 영업을 개시한다. 현대해상의 경우 중국 청도에서 영업인가를 기다리고 있고, LIG손해보험은 중국 광동성에서 설립인가를 신청할 계획을 세웠다.

삼성생명은 베이징과 톈진, 칭다오 3곳의 거점을 중심으로 영업망을 확대해 2015년까지 현지법인을 8개로 늘리고, 방카슈랑스에 주력해 태국에서의 성장도 가속화한다는 전략이다.

대한생명도 중국 항저우에서 영업인가를 대기중인 한편, 인도 및 인도네시아 진출을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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