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에도 안 원장은 여전히 ‘신비주의’ 전략을 고수하며 대중들과 거리를 두고 있는 상태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안 원장이 현재 정치적 행보에 드라이브를 걸 시기를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어 향후 그의 행보에 관심이 집중된다.
3일 안철수연구소 등에 따르면 안 원장은 본인이 설립하는 기부재단과 관련해 ‘장고(長考)’에 들어갔다. 일각에선 4일께 재단과 관련된 발표가 있을 것이란 전망을 제기했으나, 재단의 형태와 인적구성·기부방법 등이 확정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12월 1일 안 원장 스스로 재단과 관련해 ‘획기적인’ 안을 내놓다고 한 만큼 신중을 기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또 지난해 11월 초 사회 환원 발표 때만 해도 1514억원으로 평가됐던 기부금이 주가 상승으로 현재 3000억원으로 부풀어 오른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안 원장의 정치활동의 신호탄이 될 것으로 예상됐던 기부재단 설립이 미뤄지며, 다음 정치적 행보에 관심이 커진다.
잠재적 대권 라이벌인 한나라당 박근혜 위원장이 당 쇄신을 이끌며 외연 확대 및 이미지 개선에 나서며, 상대적으로 안 원장의 입지는 점차 위축되는 분위기다.
대권과 관련된 각종 신년 지지도 조사에서 안 원장은 박 위원장에 여전히 앞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나, 편차는 당초 5~10%포인트에서 3~5% 수준으로 축소됐다.
안 원장의 '두문불출' 기간이 길어질 수록 대중의 관심이 멀어질 수밖에 없고, ‘소통’으로 대표되던 그였기에 장기간 침묵에 따른 '불통(不通)' 비판을 받을 수 있다.
이에 따라 이달 중 실시하는 에세이집 출판 행사가 정치적으로 그에게 중요한 변곡점이 될 것이란 전망이다. 책에는 사회 현안에 대한 그의 입장이 담을 예정이라 향후 '안철수 정책'의 가늠자가 될 수 있다.
이 자리서 안 원장은 평소처럼 현안에 대한 말은 아낄 수 있으나, 정치 행보에 대한 발언은 나올 수 있다는 것이 일반적인 시선이다.
이어 이르면 이달 중에 재단설립과 관련된 입장 표명이 이어질 가능성에도 이목이 집중된다. 그의 정치적 행보가 급가속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특히 기부재단은 평소 안 원장이 심혈을 기울여 온 분야이기 때문에 의미가 남다르며, 대선 직행열차에 오르는 기점이 되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제기된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안 원장에 대해 "대권 출마 가능성은 여전하며, 절묘한 시점에 입장을 밝혀 관심을 증폭시키는 효과를 거두고 있다"며 "중기적으론 압도적 여론지지를 바탕으로 범야권과 단일화할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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