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농가는 한·EU(유럽연합) 자유무역협정(FTA) 발효와, 한·미 FTA 추진 등으로 쇠고기 수입이 크게 늘어난데다, 국제 곡물가격 상승으로 인한 사료값 폭등 등 이중고를 겪고 있다.
4일 농림수산식품부와 농협중앙회 등에 따르면 젖소 수컷을 일컫는 육우(고기소)의 송아지 값이 삼겹살 1인분 가격과 같은 1만원까지 추락했고, 한우 송아지 값도 2년 전과 비교해 절반이나 폭락했다.
지난 연말 육우 송아지 경매 가격이 1만원 안팎에 형성됐으나 신년들어서는 아예 가격을 정하는 것 자체가 무의미하며, 더구나 거래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다.
산지 소 값이 폭락하면서 일부 농가에서는 3마리를 사면 1마리는 덤으로 끼워주는 상황까지 벌어지는 등 소 사육을 포기해야 하는 지경에 이르고 있다.
더욱이 식품안전성 문제로 주춤했던 미국산 쇠고기 수요가 점차 회복되면서 소 사육 농가의 입지는 갈수록 좁아지고 있다. 여기에 정부가 시장을 왜곡한다며 송아지 생산안정자금 지원 등을 폐지 또는 축소해 사육농가의 자금난이 더욱 심화되고 있다.
한우 100여마리를 키우는 임관빈(62·경기 안성)씨는 “송아지 한마리를 사 30개월을 키워 출하하는데 600만원 정도 소요되는데 반해 현재 소값은 한우 암소(500㎏ 기준)가 450만원에도 못미쳐 생산원가보다 150만원 이상 밑지고 팔고 있다"면서 "소 한 마리 출하하는데 사료값이 5년 전 200만원에서 현재는 350만원이 넘는다”고 말했다.
임씨는 또 “밀린 사료 값이 1억원이 넘어, 소를 팔아 갚아야 하는데 소값이 자꾸 떨어져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면서 "현재로서는 사료 값이 턱없이 올라 소를 먹일수록 손해가 나니 미치고 펄쩍 뛸 노릇”이라고 토로했다.
한편, 각 시·도 한우협회 소속 축산농가는 한우 수매 등 정부의 소값 안정 대책을 요구하기 위해 5일 청와대 앞에서 1000여 마리의 소를 풀어놓는 ‘한우 반납 운동’을 벌일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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