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체제, 권력 대물림 활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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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2-01-10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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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권력층 자녀들, 요직ㆍ차세대 책임자층 포진

(아주경제 김현철 기자) 북한의 전ㆍ현직 고위간부 자제들이 당ㆍ군ㆍ국가기구의 핵심 요직에 이어 차세대 실무 책임자층에도 대거 배치돼 권력이 대물림 되고 있는 것으로 10일 알려졌다.
 
 대북 소식통에 따르면 특히 현직 간부들의 자녀 가운데 상당수가 선호도가 몰리는 외교나 무역 분야 보직을 받는 등의 특혜를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권력 대물림은 3대 세습을 이어 받은 김정은에 대한 충성 확보를 통해 운명공동체로 묶어 권력 안착을 확고히 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김정은 공식 등장한 지난해 당 대표자회 때 항일빨치산 자녀들 낙하산 인사
 
 먼저 김정은이 공식 등장한 지난해 9월28일 당 대표자회에서 항일빨치산 등 전 고위층 2세들인 60~70대가 대거 지도부에 포진됐다.
 
 대표적으로 김일성 주석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항일빨치산 출신 최현 전 인민무력부장의 아들 최룡해 당비서를 꼽을 수 있다. 최룡해는 당 비서직은 물론 군 대장 계급과 함께 당 중앙위원, 중앙군사위원에 임명돼 김정은 후계체제 핵심인물로 떠올랐다.
 
 오진우 전 인민무력부장의 아들 오일정, 항일 빨치산 출신으로 국방위 부위원장을 역임한 오백룡의 아들 오금철 군 부총참모장은 당 중앙위원에 진출했다. 오진우는 최현과 함께 1970년대초 김정일을 후계자로 옹립하는데 주도적 역할을 했으며 김일성 사망당시 김정일로부터 가장 먼저 통보받은 것으로 알려졌을 만큼 김정일의 신임이 두터웠던 인물이다.
 
 오백룡의 또 다른 아들인 오철산 해군사령부 정치위원과 리명제 전 당 조직지도부 부부장의 아들 리용호 외무성 부상은 당 중앙위 후보위원에 이름을 올렸다. 특히 리용호의 아버지 리명제는 선전선동부도 지냈으며 김정일 서기실에서도 근무한 바 있는 김정일의 최측근으로 알려져 있다.
 
고위직 인사들의 사위들도 지도부에 대거 이름을 올렸다. 전문섭 전 국가검열위원장의 사위 김영일 당 국제비서와 정일룡 전 부수상의 사위 태종수 당 총무(행정)비서, 역시 정일룡의 사위 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 등은 당 중앙위 위원이나 후보위원에 등용됐다.
 
 리명수 인민보안부장의 조카인 리용남 무역상도 당 중앙위에 진출했다.
 
 ◆차세대 실무책임자 부상
 
 당 중앙위 전문부서(19개) 부부장급과 내각 부상(차관)급에도 전ㆍ현직 고위급 자녀가 상당수 포진됐다. 이들 자리는 실무 책임자로 향후 지도층으로 가기위해 유망한 보직이다.
 
 최재하 전 건설상의 아들인 최휘는 최고 핵심부서인 당 조직지도부 부부장을 맡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김일성종합대를 졸업하고 청년동맹 비서를 역임하는 등 엘리트 코스를 거쳐 현재 조직지도부 생활지도담당 부부장을 맡고 있다.
 
 최재하는 6.25 전후 복구건설을 주도한 인물이다.
 
 김국태 당중앙검열위원장의 딸인 김문경은 외교관을 거쳐 당 국제부 부부장까지 올랐고, 남편인 이흥식도 외무성 국장으로 외교분야를 담당하고 있다.
 
 항일빨치산 출신으로 부수상을 역임한 김책의 아들인 김국태는 1970년대 선전선동부장 시절부터 김정일 측근으로 활동했고, 88세인 현재 노동당 최고위 간부로 재직하고 있다.
 
 전 김정일 주치의 리영구의 아들로 무역상을 역임한 리광근은 통일전선부 부부장으로 재직하면서 외자 유치 업무를 맡아오다 최근 합영투자위원회 리철 위원장의 후임으로 임명된 것으로 전해졌다.
 
 전 당비서 허담의 아들 허철은 최근 외무성 당비서에 발탁됐고, 전 제2경제위원장 김철만의 아들 김태히는 김일성대 당 책임비서를 맡고 있다.
 
 특히 허철은 어머니인 김정숙(대문연 위원장)이 김일성과 사촌지간인 관계로 어렸을 때부터 김정일과 절친했으며, 허철 형제자매가 노동당 입당할 때 김정일이 보증인이었다고 전해진다.
 
 전 건설상 최재하의 아들 최연은 각각 내각 무역성 부상을 맡고 있어 최재하의 두 아들인 최휘와 최연은 당과 내각에서 핵심 실무보직을 수행하고 있다.
 
 김영춘 인민무력부장의 사위인 리성호는 최근 상업성 부상으로 승진했고, 전 사회안전부 정치국장 심창완의 아들 심철호는 체신성 부상이다.
 
 심창완은 6.25 당시 만경대혁명학원 출신으로 구성된 김일성 친위중대원이었으며, 사회안전부(현재는 인민보안부) 정치국장으로 1970년대 평양지하철도 등 주요 건설사업을 주도하여 김일성ㆍ김정일의 신임을 받은 바 있다.
 
 ◆현직 고위간부 자녀들도 인사 특혜…김옥 동생 김균도 등장
 
 고위간부 자녀(40~50대) 가운데 상당수는 근무여건이 좋은 외교나 무역 분야에 배치돼 보직 특혜를 받으며 초고속 승진을 한 경우도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노동당 부장급 이상 고위간부의 자녀 절반가량이 외교ㆍ무역기관에 근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은 체제에서의 핵심 실세로 떠오른 장성택 국방위 부위원장의 조카 장용철이 말레이시아주재 대사로 나가 있는 것을 비롯, 외교분야 책임자들인 강석주 내각 부총리와 김영일 당비서의 자녀 등 상당수가 해외 공관에 파견돼 있다.
 
 특히 장용철은 통상 북한 대사들이 4년 임기후 귀북하는 것과 달리, 네팔주재 대사 임기를 마치기도 전인 3년만에 곧바로 근무환경이 좋은 말레이시아주재 대사로 임지를 변경하는 특혜를 받았다.
 
 군 수뇌부인 리영호 총참모장의 아들 리선일과 김영춘 인민무력부장의 사위 차동섭, 리용무 국방위 부위원장의 아들 리철호, 오극렬 국방위 부위원장의 아들 오세현, 군 총정치국 김원홍 부국장의 아들 김철 등은 모두 무역회사 책임자로서 외화벌이나 투자유치 같은 활동에 종사하는 것으로 보인다.
 
 북한을 대표하는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의 아들 김동호와 딸 김호정은 직업외교관 출신인 아버지와 같이 현재 외무성 과장과 대문연 책임부원으로 재직 중이다.
 
 최영림 내각총리의 딸 최선희는 지난해 6월 최영림이 총리에 기용된 직후 외무성 미국국 연구원에서 과장을 거치지도 않고 바로 부국장으로 초고속 승진했다.
 
 최선희는 아버지 최영림이 김일성 책임서기를 역임한 덕에 노동당 입당시 보증인이 김정일인 것으로 알려져 있을 만큼 총애를 받았다.
 
 리명수 인민보안부장의 조카인 리용남 내각 무역상은 국장을 거치지 않고 부상으로 승진한 데 이어 2008년에는 당시 48세의 최연소 나이로 각료의 자리에 올랐다.
 
 김정일 위원장의 넷째 부인인 김옥의 동생이자 노동당 재정경리부 부부장 김효의 아들인 김균은 지난해 45세로 김일성종합대 교원에서 총장 직무를 대리하는 1부총장으로 임명됐다.
 
 이들 고위간부 자녀들은 고위층인 부모와 마찬가지로 싱가포르ㆍ독일을 비롯한 선진국 병원을 이용하는 등 각종 혜택을 받고 있다.
 
 대북 소식통은 “전ㆍ현직 고위간부 자녀가 우대받는 것은 인사가 능력이나 실적보다는 김일성과 김정일과의 특수관계나 혈연에 의한 것임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또 "이는 특권층을 형성함으로써 대다수 전문관료층은 물론 일반 주민들의 불만을 사게 되고, 결국 체제 응집력을 약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는 비판이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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