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진출 국내 보험업계 "적응 난항…생존 어렵네"

  • “외국계 회사 적용 규제 풀리면 영업 활성화될 것”

(아주경제 장기영 기자) 국내 보험사들이 외국계 자본에 인색한 중국시장 적응에 난항을 겪고 있다.

1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생명보험사, 손해보험사 중 중국에 법인 또는 지점을 개설한 보험사는 삼성생명, 삼성화재, 현대해상, LIG손보 등 총 4곳이다.

지난해 11월 중국 보험감독위원회로부터 저장성국제무역그룹과의 합작 생보사 설립인가를 취득한 대한생명은 영업인가를 기다리고 있다.

이미 중국에 진출한 현대해상은 추가로 청도지점 영업인가를 대기 중이며, LIG손보는 광동성지점 설립인가를 신청할 계획이다.

보험사들은 이 같이 대형사를 중심으로 적극적인 중국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지만, 실적은 기대 이하의 수준이다.

삼성화재의 경우 중국 법인 아래 심천, 소주, 청도, 북경, 천진 등 총 5개 지점을 거느리고 있지만 지난 2010년 매출은 5998만달러에 불과하다.

이마저도 한 해 앞선 2009년 매출 4605만달러에 비해 1393만달러를 더 벌어들인 결과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중국에 진출한 외국계 손보사들은 자동차보험 영업 시 책임보험을 판매할 수 없도록 규정돼 있다”며 “임의보험만 취급하다 보니 실적 호전을 기대할 수 없는 형편”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삼성화재의 경우 2010년 들어 전년 대비 30% 이상의 성장을 기록했지만 금액 자체는 여전히 덩치에 걸맞지 않은 수준”이라며 “중국 당국의 시장통제가 가장 큰 문제”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중국 진출 보험사들은 최초 인가 단계부터 보험감독위원회의 까다로운 검증절차를 통과해야 한다.

보감위는 현재 인가를 1차 설립인가(내인가)와 2차 영업인가(본인가)로 나눠 내주고 있으며, 설립인가를 취득해야만 영업인가를 신청할 수 있다.

설립인가를 취득하더라도 영업인가 취득에 실패할 경우 보험사 설립 자체가 원점으로 돌아간다.

대한생명은 지난해 11월 설립인가를 신청한 지 1년10개월여 만에 인가 취득에 성공했지만, 영업인가라는 2차 관문이 기다리고 있다.

중국 보험시장 전문가에 따르면 보감위는 외국계 보험사가 설립인가를 취득한 이후 영업 준비과정을 점검해 실제 영업에 필요한 역량과 시스템을 갖추고 있는지 재평가한다.

이 과정에서 영업인가 신청사의 인력과 전산망, 사무실 등 세부 인프라를 직접 확인하게 된다.

보감위는 영업인가 사전 점검 시 기준 요건 이하의 미비점이 발견되거나 영업 개시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될 경우 기존 설립인가까지 전면 취소할 수 있다.

또 대한생명과 같은 생보사들은 중국 진출 시 100% 자기자본을 출자할 수 있는 손보사와 달리 지분율 50% 상한선에 묶여 합작사밖에 설립할 수 없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중국시장은 아직 완전히 개방되지 않아 영업에 어려움이 많지만 결코 포기할 수 없는 시장”이라며 “외국계 회사에만 엄격히 적용되는 각종 규제가 하나, 둘 풀릴 경우 영업이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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