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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태원 국립농업과학원 박사가 연구에 이용되는 누에를 들어보이고 있다. |
(아주경제 김선국 기자) 고부가 실크소재시대를 열어갈 '형광누에'가 농촌진흥청 직원의 손으로 개발됐다.
농진청 국립농업과학원 농업생물부 잠사양봉소재과 구태원 박사는 지난 2005년부터 6년간 누에의 형질전환을 통해 별도의 염색 없이 녹색의 형광실크를 뽑아낼 수 있는 누에를 세계 최초로 만들어 냈다고 12일 밝혔다.
구 박사가 개발한 형질전환누에는 북미산 해파리의 녹색형광유전자를 견사(누에고치에서 뽑은 실)의 주성분인 피브로인(누에고치의 섬유를 구성하는 섬유단백질) 유전자에 삽입한 다음, 이를 미세주사장치로 누에알에 주입해 만든 것이다.
이 누에는 형질전환이 매우 어려운 실용품종이다. 일본에서 개발한 다화성(한해에 여러번 알을 까는 성질) 품종을 대상으로 한 형질전환누에보다 3배 이상의 녹색형광실크를 생산할 수 있다.
특히 유전자의 누에알 주입시 최적의 미세주사 위치를 밝힌 독자적인 원천기술을 확보해 형질전환 효율을 10% 전후의 일본보다 훨씬 높은 평균 42.5%, 최대 75%까지 향상시켰다. 형질전환누에에서 뽑은 녹색형광실크는 특정 파장의 빛을 비추면 어둠 속에서 영롱한 녹색형광을 나타내며, 자연광에서도 엷은 녹색을 띤다.
또 실크 생산을 위한 정련과정에서 색깔이 없어지는 칼라고치나 황금고치와는 달리 정련을 해도 녹색형광이 그대로 유지된다. 녹색형광유전자는 다음 세대까지 전달된다. 이에 따라 별도의 염색처리 없이 패션의류, 벽지, 조명등갓, 액세서리, 인테리어용품 등의 소재로 사용이 가능하다고 구 박사는 설명했다.
구 박사는 "녹색형광실크 생산이 가능한 형질전환누에는 지난해 5월 특허출원을 완료했고 현재 약 10만두를 사육하고 있다"며 "사육이 완료되는대로 한국실크연구원, 산업체 등과 연계해 고부가가치 실크소재산업을 육성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누에 형질전환 원천기술을 활용해 녹색뿐만 아니라 적색, 황색, 청색 등 다양한 형광실크를 생산할 수 있는 형질전환누에를 개발 중"이라며 "고부가 가치의 의약용과 산업용 단백질 생산이 가능한 형질전환누에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누에 형질전환 원천기술을 이용하면 누에의 몸을 빌려 형광실크는 물론 고부가 가치의 유용 단백질을 대량 생산할 수 있다"며 "형질전환누에의 개발은 앞으로 21세기 바이오산업을 주도할 생명산업으로 전환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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