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을 중심으로 기업들의 경영환경이 악화될 것으로 예상되는데다 은행들도 통상 연초에는 부실채권 정리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기 때문이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권 대출 연체율이 지난해 12월 다소 하락한 수치를 나타냈다가 올해 초부터 다시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
은행권 대출 연체율은 지난해 11월 1.43%로 15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바 있다. 특히 기업대출 연체율이 치솟았다.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은 2.0%로 6개월 만에 2%대로 진입했으며 대기업 대출 연체율은 1.93%로 관련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지난 2003년 9월 이후 가장 높았다.
가계대출 연체율도 0.79%로 전월 대비 0.04%포인트 상승했다.
대출 연체율은 12월 계절적 요인으로 일시적인 하락세를 보일 것으로 보인다. 연말 결산 시점에 맞춰 기업과 은행이 모두 대출 연체 해소 및 부실채권 정리에 적극적으로 나서기 때문이다.
그러나 올해 1월부터 연체율은 다시 오름세를 탈 공산이 크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들은 통상 1분기에 부실채권 정리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다”며 “1분기 실적이 한해 성적표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에 부실화된 대출을 정리하기보다 연체가 발생하더라도 당분간 유지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경기침체에 따른 기업들의 경영환경 악화도 연체율 상승의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오성훈 IBK경제연구소 팀장은 “내년에는 수출 감소와 내수 위축으로 중소기업들이 실적 악화에 시달릴 것”이라며 “부실 기업이 늘고 연체율도 높아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올해부터 원리금 상환이 시작되는 부채 규모가 크다는 점도 변수다.
세계적인 투자은행인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Bank of America-Merrill Lynch)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한국은 가계 가처분소득의 20%를 가계부채 원리금으로 갚고 있다”며 “2012~2013년 중 전체 가계대출의 3분의 1 가량에 대한 원리금 상환이 시작되는 만큼 연체율 상승 위험이 크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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