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가회동 북촌마을에서 한지공방을 운영하는 한 상인의 하소연이다. 그는 "인근의 한 상인은 임대 기간이 10년 정도 있을 줄 알고 본인 사업장 다 접고 들어오고, 공방 분위기에 맞게 고가구까지 다 들여왔는데 이를 뒤늦게 알고 분통을 터뜨렸다”고 전했다.
서울시로부터 한옥을 임대해 북촌 한옥마을에서 공방이나 전시관 등으로 위탁사용하고 있는 이들 상인의 가장 큰 불만은 짧은 임대기간이다.
서울시는 이에 대해 "더 많은 시민들에게 기회를 주기 위해 2년마다 새로 업체들을 선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서울시와 SH공사가 함께 매입한 북촌 한옥은 33채로, 이중 서울시가 소유해 위탁하고 있는 한옥은 모두 16채. 시는 오죽장, 생옻칠장, 단청 등 무형문화재 전통 기능인에 우선 빌려주고 있다.
업체들은 이런 서울시의 방침이 야속하기만 하다. 입주하기 위해 인테리어 공사를 하거나, 수리보수 등을 하다보면 2~3달은 공치기 일쑤란 것이다.
또 더 많은 기회를 남발하려다 정말 북촌에 머물러야 할 장인들은 갈 곳을 잃게 된다고 하소연했다.
현재 새 업체가 선정됐는데도 2개 점포가 나가지 않고 1년째 버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시도 이에 대해 "현재 소송 중"이라고 확인했다.
공정한 기회도 좋지만 관광산업이 연속성을 갖기 위해서는 선별적으로 임대 기한을 연장시켜주는 방안도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외국인 관광객들이 내년이나 내후년에 꼭 다시 오겠다고 인사를 하고 가는데 그때 그들을 다시 이곳에서 만나고 싶다"는 한 공방 관계자의 아쉬움 섞인 말이 허투루 들리지만은 않는 까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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