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워싱턴 대학 의과대학의 나다 아붐라드(Nada Abumrad) 박사는 사람의 혀가 느낄 수 있는 기본적인 미각은 단맛, 신맛, 짠맛, 쓴맛, 감칠맛(우마미) 등 5가지 외에 기름맛이 있다고 밝혔다고 영국의 데일리 텔레그래프와 데일리 메일 인터넷판이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제6의 맛의 민감도는 비만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박사는 설명했다.
아붐라드 박사는 혀에 분포하는 미뢰(taste bud)에는 지방분자를 인지하는 CD36이라는 수용체를 통해서 지방맛을 느낄 수 있다고 했다.
수용체가 많고 적음에 따라 통해 지방맛의 민감도가 사람마다 다르게 나타난다고 부연했다.
기름맛에 민감도가 높은 사람은 지방을 많이 먹어 민감도가 낮아진다. 이를 보상하려고 더 많은 지방을 섭취한다. 결국은 과체중과 비만에 이르게 된다고 박사는 설명했다.
그의 연구팀은 과체중인 21명에게 기름이 소량 함유된 액체가 들어있는 컵 하나와 감촉은 기름과 비슷하지만 기름은 전혀 들어있지 않은 액체가 들어있는 2개의 컵을 주면서 맛을 보고 3컵 중 맛이 다른 하나를 고르게 했다.
그 결과 기름맛에 대한 민감도가 8배나 높은 사람들이 있었다. 이들은 미뢰의 CD36 수용체가 가장 많았다. 다른 사람들은 이 수용체가 이들의 절반에 머물렀다.
연구팀은 이 수용체를 만드는 유전자를 검사한 결과 기름맛에 민감성이 낮은 사람들은 이 유전자가 변이돼 있었다.
결국 이 유전자가 변이된 사람은 음식 속에 들어있는 지방에 덜 민감했다. 이들은 더 많은 지방을 섭취함으로써 과체중-비만에 이르는 것으로 생각된다고 아붐라드 박사는 말했다.
사람 중 약20%는 이 변이유전자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그는 분석했다.
이 연구논문의 공동저자 중 한 사람인 야니나 페피노(Yanina Pepino) 연구원은 동물실험에서는 지방 과다섭취가 CD36 수용체 감소로 이어지고 이것이 다시 지방에 대한 민감성을 떨어뜨리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했다.
이로 미루어 비만인 사람은 CD36 수용체가 다른 사람보다 적다고 추정할 수 있다고 페피토 연구원은 덧붙였다.
이 연구결과는 ‘지질연구 저널(Journal of Lipid Research)’ 최신호에 발표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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