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4대 그룹 "유로존 예견된 일… 공격투자 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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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2-01-16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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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성, 공격적 M&A…현대차, 생산설비 증설 박차

(아주경제 김형욱 기자) “지난해부터 이미 예견된 일이다. 유럽 시장 위축에 긴민할게 대처하되 올 초 계획이 수정되는 일은 없을 것.” 16일 유로존 9개국 신용등급 파장 소식을 들은 현대차그룹 관계자의 말이다. 이처럼 국내 4대 그룹은 지난 2010년 5월 그리스 재정 위기 이후로 올 게 왔다며 긴장하면서도 지난해 말부터 수립한 올 한해 계획에 큰 변동은 없을 것이라는 분위기다.

일부에서는 전통적으로 뚫기 힘든 유럽 시장에서의 새로운 기회가 될 것라는 기대감도 내비치고 있다.

삼성은 금주 중 올 한해 그룹 전체 투자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업계는 지난해 44조원보다 10% 이상 많은 50조원 전후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친환경에너지 및 헬스 제약 사업 등 신성장동력 사업 가속화를 위한 인수합병(M&A)와 중국 등 신흥시장 강화에 나선다.

그룹 핵심인 삼성전자는 올 초 정부로부터 중국 반도체 공장 설립을 승인 받고, 올 상반기 착공, 내년 하반기 본격 가동한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완공시 미국 오스틴 비메모리 반도체 공장에 이은 두 번째 해외 반도체 공장이 된다. 이 곳 공장도 곧 증설한다.

최지성 부회장은 지난해 11월 창립 42주년 기념식에서 최근 상황을 “전자산업계 판도가 바뀌는 대격변기”라며 “신기술을 가진 소프트웨어 부문에서 공격적인 인수합병(M&A) 및 투자에 적극 나서겠다”고 밝혔으며, 올 초 CES 2012에서도 두 자릿 수 성장 목표 달성과 지난해 이상의 투자 계획을 밝히며 이를 재확인 했다.

시장 위축이 예상되는 유럽 시장에서는 스마트폰에 이은 스마트TV 시장에서 돌파구를 찾는다.

현대차그룹은 신흥 시장에서 설비 확충에 나선다. 현대차는 올 하반기에 중국 3공장과 브라질 공장을 각각 가동한다. 기아차도 올 하반기께 중국 염성시에 세 번째 공장을 짓는다. 이 같은 글로벌 증산에 맞춰 철강 계열사인 현대제철도 내년 완공을 목표로 충남 당진에 3번째 고로 제철소 설비공사에 본격 나선다. 그룹 전체 투자규모는 역대 최대인 14조1000억원.

올 한해 자동차 판매목표는 글로벌 4~5위 수준인 700만대로 보수적으로 잡았다. 하지만시장 상황에 따라 더 늘어날 수 있다. 현대기아차는 지난해도 연간 목표를 633만대로 잡았으나 이보다 많은 659만대를 판매한 바 있다.

유럽 시장에서는 고급화로 불황에 맞선다. 현지서 고급 인기 차급으로 분류되는 중형 해치백 i40 디젤 모델을 내세웠다. i40는 유럽을 겨냥한 현대차의 첫 중형 해치백이다.

한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유럽은 폴크스바겐, 르노, 피아트 등 토종 기업이 각 국가별로 굳건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어 일본도 뚫기 어려워했던 시장”이라며 “아직 현지에 제대로 자리잡지 못한 현대기아차에게는 유로 신용등급 강등으로 인한 현지 업체의 어려움이 반사이익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최근 스웨덴 자동차 업체 사브는 인수기업을 찾지 못해 정부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LG그룹은 지난해 19조4000억원에서 약 3조 가량 줄어든 16조4000억원을 투입키로 했다. 올 한해 글로벌 경기전망을 감안, 보수적인 경영 전략을 세운 것이다. 하지만 주력 제품과 미래 신성장동력에 대한 투자는 오히려 강화한다. 이 부문에 대한 투자는 4조9000억원으로 역대 최대다. 낭비는 줄이되 꼭 필요한 분야에 집중하겠다는 취지다.

구본무 회장은 앞선 6일 LG전자 한국마케팅본부 정책발표회를 찾은 자리에서 “좋은 품질의 제품을 남보다 빨리 내놔야 한다”며 올 신년사에서 밝힌 ‘시장선도 경영’을 재차 강조하기도 했다.

유럽 시장에서는 3D TV 부문에서 삼성전자와 선의의 경쟁을 벌인다.

SK그룹은 하이닉스 인수에 ‘올인’ 했다. 하이닉스 인수 비용 3조4000억원을 포함, 지난해 투자규모(9조원)의 두 배가 넘는 19조1000억원을 투입키로 했다. 특히 하이닉스 인수로 최근 역점을 둬 온 해외사업에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해외 시장에서 주로 에너지 및 소재산업에 SK의 경우 유로존 경기침체와는 직접적인 연관이 없다. 따라서 이번 9개국 신용등급 강등이 전 세계적으로 여파를 미치지 않는 한 올 사업에 상대적으로 영향은 적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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