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이 재료가 이미 오래 전부터 노출돼 파급력이 떨어졌고 외국인들도 이를 단기적인 재료로 판단하고 있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수가 0.87% 하락한 이날 외국인 투자자들은 49억원어치를 사들여 지난 10일 이후 5거래일 연속 순매수를 기록했다. 13일 외국인 순매수분에 KCC가 보유하고 있는 현대중공업 지분 매각분 4000억원 이상이 포함돼 있는 점을 감안해도 11~13일까지 3거래일 연속 1000억원 이상을 순매수했다.
이는 상대적으로 단기자금으로 분류되는 유럽계 자금이 유럽 재료에 즉각적으로 반응했다는 그간의 투자행태와는 다르다는 점에서 이목을 끈다. 실제 유럽계 자금은 지난해 8월 이후 국내 증시에서 15조원 이상을 순매도했다. 전체 외국인들이 지난해 국내 주식시장에서 9조6000억원의 순매도를 기록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유럽계 자금 이탈이 두드러졌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이미 예상돼왔던 사안인 만큼 외국인 투자자들이 중립적인 자세를 유지하며 단기 이슈로 판단한 듯하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샀다기보다는 팔지 않았다는 분석이 옳다는 것이다.
곽보중 삼성증권 연구원은 "현재 유럽 재정위기 해결을 위한 논의가 진행되고 있어 외국인들의 공격적인 매도는 없었다"며 "앞으로도 외국인들의 매도로 갑작스럽게 국내 증시가 급락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유럽 재정위기가 악회되거나 새로운 이슈가 불거지면 외국인들의 매도세가 재연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S&P 이외에 무디스나 피치까지 신용등급을 강등할 경우 유럽재정안정기금도 등급 조정이 이뤄질 수 있는데 아직 그 단계까지 오지 않아 외국인들이 현 상황을 중립적으로 보고 있다는 것이다.
권규백 이트레이드증권 연구원은 "신용강등 이슈는 현재 진행되고 있는 그리스 국채 스와프 협상과 맞물려 시장에 충격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좀 더 추이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한편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도 이날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간부회의에서 "글로벌 경제에 영향을 미치는 한건 한건에 일희일비하며 대응하기보다는 상시 모니터링체제를 풀가동하면서 긴장의 끈을 놓지 말아야 한다"며 공무원들의 상시경계태세를 주문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