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 국제빌딩4구역 사업이 용산참사 발생 3년여가 지난 지금도 제대로 추진되지 않고 있다. 사진은 공터로 남아 있는 4구역 사업지 전경. 왼쪽 건물은 공사 중인 센트레빌 아스테리움 서울, 오른쪽은 용산시티파크. |
이곳 일대는 지난 2010년 12월 화재가 발생했던 남일당 건물 등이 철거되고 터잡기 공사까지 진행됐지만 시공사 재선정을 하지 못해 현재 공터로 남아 있는 상태다.
용산 4구역은 용산구 한강로3가 63의 70번지 일대에 위치한 도시환경정비사업지다. 이곳에는 지상 40층에 총 493가구 규모 주거단지와 상가시설 등을 갖춘 복합단지가 들어설 예정이었다.
이 구역 조합은 2006년 설립돼 2007년 10월 삼성물산 컨소시엄을 시공사로 선정하고 관리처분계획인가를 받는 등 빠른 사업추진 속도를 보였었다.
하지만 2009년 1월 20일 철거민들의 건물 점거 농성에 따른 충돌로 6명이 숨지는 사고가 난 이후부터 사업이 뒤틀리기 시작했다.
이후 철거민과의 갈등과 보상문제 등이 해결되지 않아 1년여간 사업이 진척을 보지 못했다. 2010년에는 일부 조합원이 절차에 문제가 있다며 조합을 상대로 낸 관리처분계획 무효확인 소송에서 법원이 무효 판결을 내렸고, 조합은 다시 절차를 밟기도 했다.
설상가상으로 지난해 조합은 시공사와 추가분담금 문제로 갈등을 빚다 시공사인 삼성물산 컨소시엄과의 계약을 해지하고, 시공사 재선정에 나섰다.
용산 4구역 인근 S공인중개사 대표는 “올 봄에는 다시 시공사를 선정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며 “조합간 갈등도 있었지만 결국에는 조합원들이 믿을만한 곳은 조합밖에 없다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하지만 아직까지 시공사로 적극 참여하겠다는 건설업체는 없는 상황이다. 용산 4구역 시공사 선정의 경우 공사비가 발목을 붙잡고 있다는 업계의 시각이다.
지난해 11월 시공사 입찰 설명회에 참석했던 한 건설사 관계자는 “조합이 재입찰 공고를 내지 않고 있어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면서 “공사비 등 사업조건이 까다로운 측면이 있어 사업 참여 여부는 확실하지 않다”고 말했다.
용산 4구역의 공사비 문제는 용산참사와도 관련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강로3가 H공인 관계자는 “용산참사 유가족에 대한 보상비와 함께, 늦춰진 사업 일정에 따른 금융비용 등으로 조합원 분담금이 늘어나게 됐다”며 “공사 연장에 따른 추가 손실을 방지하려면 연내 분양이 돼야 하는데, 경기 침체에 따른 리스크 발생 우려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업지연에 따른 금융비용과 추가분담금 문제가 앞으로의 사업 진행에 계속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에 대해 용산구 도시계획과 관계자는 “용산 4구역은 조합이 주도로 하는 민간사업이어서 지켜볼 수밖에 없다”라며 “사업을 추진하는 데 있어서 필요한 행정절차는 최대한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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