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바오, 미국 이란석유 금수조치 반대입장 재차 밝혀

(베이징=조용성 특파원) 중국 국무원 원자바오(溫家寶) 총리가 미국이 주도하고 있는 이란석유 금수조치에 대해 반대한다는 입장을 재차 밝혔다.

원 총리는 18일 카타르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중국은 다른 국가들과 마찬가지로 이란과 ‘정상적’이고 ‘정당한’ 거래를 하고 있다"며 "정상적인 거래가 보호되지 않는다면 정상적인 국제질서에 장애가 초래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관영 신화통신이 19일 보도했다.

원자바오 총리는 이어 “호르무즈 해협에서의 어떤 극단적 행위에 대해서도 반대한다”고 강조하며 “호르무즈 해협은 어떤 상황에서도 열려 있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상황이 어떻든 간에 호르무즈 해협에서의 극단적 행위는 전 세계인의 공통적인 이해와 열망에 반(反)하는 것”이라며 “무엇보다 화물 수송이 보호돼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원 총리는 이어 “이란 핵 문제는 평화적인 방법으로 해결돼야 한다”면서 “미국, 중국, 러시아, 영국, 프랑스, 독일 등의 6개국과 이란 간 정치적 절차를 통해 해결방안을 모색할 것을 지지한다”고 언급했다.

그는 아울러 “중국은 이란의 핵무기 생산과 보유에 대해 강력하게 반대하며 핵무기 없는 중동 건설을 지지한다”며 “이익을 챙기려는 목적으로 이런 원칙을 거스르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란 핵 문제를 둘러싼 미국·이란 간 갈등이 고조되고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이어질 조짐이 보이는 가운데 중국은 인도와 함께 미국의 이란석유 금수조치에 대한 반대입장을 명확히 밝히고 있다. 인도 정부 역시 17일 이란산 원유 수입을 중단하라는 미국의 요구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중국 외교부 역시 17일 "중국은 이란과 적절하고 투명한 거래를 하고 있다"며 미국의 금수 요구를 일축했다. 티머시 가이트너 미국 재무장관이 중국을 방문, 왕치산(王岐山) 부총리, 시진핑(習近平) 국가 부주석과 리커창(李克强) 상무 부총리와 잇달아 회견했지만 중국의 입장을 되돌리지 못했다. 중국과 인도의 원유 수입량 중 이란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11%와 12%다.

한편 원 총리는 카타르에서 하마드 빈 칼리파 알타니 국왕과 만나 "양국이 상호 존중과 평등의 원칙을 고수하면서 보완적인 관계를 유지해왔으며 중국은 카타르와 실무적 협력을 강화해가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원 총리는 카타르 방문에 앞서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를 찾았다. 그는 사우디아라비아에서는 나예프 빈 압둘라지즈 알 왕세자와의 면담을 통해 중국과 사우디아라비아 간의 전면적 협력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 그는 아랍에미리트에서는 셰이크 모하메드 빈 라시드 알 막툼 총리와 회담하고 양국 간에 전략적 동반자 관계 체결에 합의했다. 원총리는 이날 귀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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