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알짜기업 잡아라"…한·중·일 3파전

(아주경제 정수영 기자) '유럽의 알짜 기업 매물을 잡아라.'

세계 인수·합병(M&A) 시장에서 유럽의 알짜 기업 매물을 차지하기 위한 한국·일본·중국 3개국간 3파전이 뜨겁다. 재정위기를 겪고 있는 유럽의 기업들은 원천기술과 세계적 브랜드를 지닌 만큼 미리 선점해 해외시장 진출의 발판으로 삼겠다는 계산이다.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세계 M&A 시장에 유럽의 알짜 기업 매물이 쏟아져나오고 있다. 유럽 재정위기가 앞으로 1~2년 더 지속될 것이란 우려 속에 시장에서는 알토란 매물이 앞으로 더 나올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가장 관심이 많은 곳은 단연 아시아권 기업들이다. 중국의 경우 최근 들어 유럽 기업 M&A 규모가 크게 늘고 있다. 지난해는 해외 기업 M&A 규모가 전년도 대비 112.9% 증가한 것으로 현지 언론들이 보도했다. 중국은 앞으로도 유럽 기업 인수에 적극 나설 것으로 보인다. 중앙은행인 런민(人民)은행은 총 200억 달러(약 342조원)의 펀드를 만들어 미국과 유럽 투자에 직접 뛰어들었다.

일본은 엔화 강세를 무기로 시장 장악력을 키우고 있다. 엔화 절상을 기반으로 저가에 나온 유럽 매물을 공략하고 있는 것이다. 이미 일본 스미토모미쓰이금융그룹이 스코틀랜드왕립은행(RBS)의 항공기 임대 자회사를 사들이기도 했다. 일본국제협력은행은 1000억 달러(114조여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 유럽 기업 매입에 나서는 기업들을 지원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최근에서야 유럽 기업 인수작업이 가시적인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제일모직·LG패션·코오롱FnC 등 의류업계가 잇따라 유럽 의류 브랜드 매입에 나서고 있다.

건설·엔지니어링 분야에서는 두산파워시스템이 독일의 발전설비 업체 'AE&E 렌체스'를 인수한 데 이어 GS건설이 스페인 수(水)처리 업체 '이니마' 인수에 나섰다. 삼성물산도 영국의 LNG(액화천연가스) 엔지니어링 회사인 '웨쏘(Whessoe Oil & Gas)'를 사들였다.

최근에는 금융권도 M&A에 적극적이다. 국민연금도 8조원의 유럽 기업 인수 지원자금을 준비했다. 국민연금·사학연금이나 사모투자펀드(PEF)의 자금을 활용해 유럽 기업 매입에 나서는 기업들을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김승권 수출입은행 해외투자금융부 팀장은 "최근 들어 유럽 기업들을 예의주시하는 국내 기업들이 늘고 있다"며 "다만 일본, 중국과 경쟁할 경우 인수가격이 올라가 자국 원화가 강세인 두 나라에 비해 상대적으로 우리나라는 손해를 볼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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