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현 "내 공을 찾고 팀에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 (일문일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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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2-01-20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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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병현 "내 공을 찾고 팀에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 (일문일답)

▲20일 오전 하얏트 리젠시 인천 호텔에서 김병현의 넥센 입단식이 진행됐다. 행사장에서 김병현(오른쪽)과 이장석 넥센 대표가 김병현이 착용할 새로운 유니폼을 함께 들고 있다. [사진 = 아주경제 이형석 기자]

(영종도 = 아주경제 이준혁 기자) "내 공을 찾고 팀에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

'핵잠수함' 김병현이 20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지난 1999년 미국 프로야구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에 입단한 이래 12년간 미국 프로야구 무대를 경험하고 일본 라쿠텐 골든이글스에서도 활약한 BK(김병현)은 이날 치러진 입단식을 통해 한국 프로야구 무대에 발을 내딛었다.

다음은 김병현에 대한 일문일답.

▲한국행을 결정하게 된 가장 큰 이유나 계기가 있다면 무엇?
- "예전에 미국에 있었을 때도 많은 질문을 받았다. '한국에 와서 던질 생각이 없느냐?'는 질문을 받았을 때 '그런 생각이 없다'고 말한 것은 준비가 되지 않았기에 그렇게 말한 것이다. 대표와 단장과 식사하며 어떤 방향이 좋을까 고민 많이했다. (앞으로 현역 선수로 공을 던질 날이) 많이 남지는 않았는데 제 야구 인생에서 어떤 방향이 좋은 방향일까 생각하다 이번에 미국가서 혼자 연습하며 갑자기 생각이 바뀌었다. '아 지금 내가 여기서 뭐 하고 있나?', '좀 더 한국에 와서 야구를 즐기며 선수 생활이 얼마 남지 않았으니까 마운드에 올라서 공을 던지고 싶다'는 생각이었다. 또한 일본에서 몸이 아프지도 않는데 마운드에 오를 수 없는 일이 생겼다. 처음이었다. 그런 걸 느끼면서 마운드에 있을 때 기분이 좋은데, 공을 던지고 재밌을 수 있는 곳이 어딘가 생각했고 한국이란 생각이 들었다"

▲지금까지 어떻게 준비해왔고 올시즌 어느정도 자신감을 갖고 있는가?
- "몸 상태는 지금도 그랬고 올해도 그렇고 아프지 않다. 다만 몸이 내가 원하는 대로 움직이지 않아 그렇지…. 함께 운동하다 보면 좋아질 것이라 확신하고 있으며, 올해 목표는 야구도 중요하지만 외에도 적응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올시즌 부상없이 잘 마쳤으면 좋겠다"

▲메이저리그에서 인상깊던 순간과 떠오르는 순간은 어느 때인가? 
- "매번 바뀌니까…. (웃음) 저와 함께 생활했던 노장들이 있다. 그런 선수들과 함께 우승해서 더욱 기분이 좋았다"

▲(한국 복귀에 있어) 박찬호-이승엽 등의 복귀가 영향을 미쳤나?
- "찬호 형이 언젠가 '한국에 가서 야구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에 나는 '한국에 가지 않겠다'라고 말한 바 있다. 지금은 어느 정도 그 문제를 풀 수 있겠다는 생각에 오게 됐다. 이승엽 또한 일본에서 고생 많았던 것도 알고 있다. 야구장에서 편하고 재밌게 야구를 할 수 있을 것 같다"

▲등번호 49번의 의미는?
- "가장 좋았을 당시(애리조나) 번호가 49번이라 구단에 요청했다. 49번 등번호를 가진 선수가 흔쾌히 수락해 달게 됐다"

▲팀내 보직은 어떻게 되나?
- "감독님을 뵙지 못 했다. 인사하면서 결정될 것이다. 선발 아니면 마무리 아니겠는가? (웃음)"

▲한국 리그 적응에 대한 생각?
- "이미 복귀한 다른 선수들이 '점점 익숙해지다 보니 좋아졌다' 얘기한다. 나 또한 더 좋아질 것이라 본다"

▲한국 투수 중 눈여겨 본 투수가 있는가?
- "내가 투수이기 때문에 투수를 눈여겨 살펴봤다. KIA의 윤석민, 한화의 류현진 등이 좋은 공을 던진다 본다. 나는 안 해 봐서 모르겠는데, 미국 야구가 화려한 것은 있지만 빈틈이 없지 않다. 일본 야구도 좋은 측면이 있지만 빈틈도 있다. 어느 야구가 좋다 나쁘다를 떠나 빈틈은 있다. 한국도 분명 좋은 리그다"

▲한국에 들어오고자 결심하면서 연락한 한국 선수가 있나?
- "두산 김선우, KIA 서재응, 한화 박정진 등과 통화했다. 내가 들어오고자 할 때 부인이 좋아하더라. 부모님도 좋아하셨다. 다들 너무 좋아하자 '내가 생각을 많이 했는가?' 싶었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이 기분좋아 하는 모습을 보며 기분이 좋았다. 다 잘 될 것이라고 싶다"

▲20일 오전 하얏트 리젠시 인천 호텔에서 김병현의 넥센 입단식이 진행됐다. 행사장에서 김병현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 = 아주경제 이형석 기자]

▲솔직히 김병현에게는 '악동'이라는 안 좋은 이미지가 있다.
- "한국 리그에서 뛰며 적응기간이 필요했는데, 그렇지 못한 것이 안 좋은 이미지를 쌓게 된 원인인 것 같다. 넥센에 올 때 팀 이미지 생각했던 것과 대표, 부사장 등을 보며 '아, 이게 아니구나'라고 느꼈다. 스스로 이야기하고 들어보고 판단해야지 여론에 휩싸여 하는 것은 아니라고 느꼈다. 나 자신도 '이상한 놈'은 아니다. 팀에 도움이 되는 것이 있으면 모두 열심히 따라할 생각이다.

▲작년에 바로 한국에 오지 않고 일본 리그로 갔던 이유는?
- "작년에 일본에서 분명히 좋은 경험을 겪었다. 한국에 오지 않았던 것은 (넥센이라는) 팀 때문에도, 자존심 때문에도 아니고 내 자신에 마음들지 않아서다. 여름 지나고 조금씩 좋아지는 느낌을 받으며 '잘 가고 있구나' 싶었다. 7~8월 경부터 아프지도 않았는데 게임에 나가지 못했다. 이유는 모르겠다. 일본에서 실패해서 돌아왔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실패라는 것은 공을 줘서 타자에게 던지고 얘기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비판한 분들도 맘에 들지 않은 부분이 있어서 그렇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분들의 판단도 존중한다. 하지만 나는 실패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언제 쯤 목동 마운드에 오를 수 있나? 언제 쯤이라고 보나?
- "대표는 '다치지 않는 것이 우선'이라고 말한다. 내겐 너무 고마운 말이다. 다만 빨리 나가고 싶은 마음이다"

▲최근 미국에 갔다. 미국은 왜 갔는가?
- "동생이 두 달 전 아이를 낳았다. 어머니가 미국에 가 있다. 미국에 운영하는 식당을 1년께 못 가봐 한 번 가보고자 한 것도 중요한 이유다. (웃음) 한국은 급하다. 차를 운전해도 깜빡이를 켜고 간다. 미국은 '먼저 가세요, 먼저 가세요' 한다. 그런 것이 그립기도 했다. (장내 폭소)"

▲예전의 넥센 이미지는? 그리고 직접 짧게나마 겪고 느꼈던 사항은?
- "선수도 많이 팔고 대표의 성도 많이 바꾸고 그런다 하더라. (장내 폭소) 주차장에서 연습도 하고, 밀려서 돈도 못 내고, 그런 것들을 듣긴 했지만 겪지 않아서 모른다. 하지만 그것이 나와 비슷한 점이 많다고 생각했다. 편견와 오해가 있다는 점이다. 나도 넥센에 그랬다. 하지만 대표와 만나서 대화한 이후 '내가 넥센에 대한 편견과 오해가 있었구나'라고 생각했다. 그것이 다가 아니라는 것을 알았고, 그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올시즌 목표는?
- "넥센이란 팀에 들어왔고, 이미 말했던 것처럼 한국서 보인 것이 아무것도 없다. 넥센에 팀에 도움이 되고 뭔가를 이룬 후에 해외에 나가고 싶다. 일본에 간 것도 '내 공을 찾으려고' 간 것이지, 몇 승을 더 올리고 큰 돈을 벌려고 간 것은 아니다. 이번에 미국에서 운동을 하다 생각하게 된 것 또한 '어쩌면 내 공을 찾지 못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 생각이 들어 넥센에 들어오게 됐다. 좋은 공을 던지는 것이 목표고, 이후로 생각하는 것이 외국 진출이다. 이제 내가 나이가 많다. (웃음) 몇 년 더 할지 모르나 내 공을 찾고 팀에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

▲최고 구속이 148㎞라고 들었다. 아직도 만족하지 못하는 것인가?
- 매일 그렇게 찍힐 수는 없다. 속도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예전에는 타자와의 싸움에서 우위를 차지했는데 그것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는 것 같다. 예전의 좋았던 때의 모습을 찾으려는 버릇, 미련이 있다. 방송에서 오래전 선수들의 공 던지는 것을 살폈다. 그런데 김시진 감독의 공이 참 좋았다. 그래서 조언을 구하려 찾아갔다. 이제는 감독님이 되셨다. 앞으로 많은 부분을 지도할 텐데 그것이 내게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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