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화 환율전망>위안화절상 주춤, 설이후 변동성 커질 듯

(베이징=조용성 특파원) 중국의 위안화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라는 비상시기를 제외하면 꾸준히 절상되는 추세를 보였다. 하지만 지난해 하반기의 예상 밖의 위안화 절하(환율상승)를 경험한 후 시장에서는 이제 누구도 '위안화 절상이 대세'라고 자신있게 주장하지 못하는 상황이 됐다. 중동정치상황이 불안하며 유럽의 채권위기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에 춘제(春節 설) 이후 중국 위안화는 그 변동성이 커질 것으로 보이고 있다.

중국 위안화 환율이 예상 밖의 변동성을 보인다면 이는 미국의 영향일 것으로 판단돼 왔다. 실제 위안화 환율은 시장변수라기 보다는 미중 간 외교 현안의 하나라는 인식이 강하다. 지난해 11월 APEC 무대에서도 오바마 미 대통령과 후진타오 중 국가주석은 위안화 평가절상 이슈를 놓고 치열한 논쟁을 벌였다.

미국이 중국에 대한 막대한 경상수지 적자행진을 탈피하지 못하고, 중국 외환당국이 ‘환율 관리’를 포기하지 않는 한 미 의회 및 행정부의 위안화 절상압박은 정치적, 외교적 캠페인으로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지난 해 9월 이후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 확대와 함께 중국 경착륙 우려가 불거지며 위안화 절하 양상이 나타나자 기준환율이 시장환율보다 낮은 수준으로 고시됐던 것.

이에 더해 이란과 미국의 갈등양상도 위안화 평가절하를 부추기고 있다. 중동에 전쟁이 발발하면 석유공급이 달리게 되고 석유가격이 급등한다. 석유결재는 달러로 이뤄지기 때문에 달러의 수요도 동반해서 높아진다. 그렇다면 위안화 환율은 상대적으로 평가절하될 수 밖에 없는 것.

중국은 2조 달러로 추정되는 막대한 순 대외채권을 보유했다는 점에서 외화 자금 경색의 우려가 적을 것이라고 예상할 수 있다. 하지만 지난 해 9월 들어 중국의 외환보유고는 감소하는 모습을 보였다. 10월 이후 유럽계 자본 유출 및 무역수지 흑자 축소 등으로 외국환평형기금(중국 내로 유입되는 외환을 매입하기 위해 발행하는 통화, 外滙占款)이 줄어든 것을 감안할 때, 중국의 외화 자금 사정은 다소 악화되었을 가능성이 있다.

현재 중국 외환당국이 가장 우려하는 리스크는 자금 유출에 따라 위안화가 절하되고,환차손 및 추가적 절하기대가 확대되면서 다시 자금 유출이 가속화되는 악순환이다. 이 경우 부동산, 주식 등 자산시장이 붕괴되면서 중국의 경착륙으로 이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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