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박현주기자)“대학이 문제입니까? 대학생에게는 그렇습니다. 고등학교가 문제입니까? 고등학생에게는 그렇습니다. (중략) 나는 사랑하는 여러분을 붙들고 지금 서로 사는 얘기를 나눠보자고 청합니다. 그래, 밥은 먹고 다닙니까?”
지난해 11월 대자보 형식의 공개 자퇴서를 발표하고 연세대를 떠난 장혜영(25) 씨가 그간의 심경을 담은 에세이 ‘모두 사랑하고 있습니까’를 펴냈다.
신문방송학과 4학년에 재학 중이던 장씨는 교내 중앙도서관 앞에 ‘공개 이별 선언문’이라는 제목의 대자보를 붙이고 모교를 떠나 고려대 김예슬 씨의 뒤를 이어 ‘명문대 자퇴’ 행렬에 들었다.
장씨는 책에서 고단했던 가족사, 영화감독 활동기, 자퇴를 결심한 심정 등을 일인칭 화자 형식의 부드러운 문체로 담아냈다.
그는 특히 ‘취업 학원’으로 전락한 대학가 현실에 대해서도 일침을 날린다.
“순간순간의 많은 선택들에 있어 스스로의 감각으로 느끼고 생각하고 판단해서 결정하고 싶었다. 그런 선택들에 대해 기꺼이 책임을 지고 싶었다. 그런데 교환학생에서 돌아와 채 두 달이 지나지 않은 지금, 대학에서의 내 생활은 전혀 자유롭지 않았다. 내 행동의 동기가 나 자신이 아니라 밖에서 마구 들어왔다.”(194쪽)장씨는 그러나 “사실 삶은 문제가 아니라 질문”이라며 서로 ‘소통’하는 데서 새로운 희망을 찾을 수 있다고 제안한다. 새잎 펴냄. 288쪽. 1만4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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