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설 이후 국내외 증시는 유로존 국가들의 신용등급 강등 등으로 리스크가 커진 상황에서 2~4월 국채 만기 집중 시기를 맞아 등락을 반복할 것으로 예상됐다.
올해 상반기에는 상승·조정을 반복하는 모습을 보이다가 하반기에는 유럽 재정위기를 해결하려는 각국의 정책공조가 강화되면서 상승세를 탈 수도 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최석원 한화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유럽중앙은행(ECB)의 장기 유동성 공급 이후 유럽 은행의 디레버리징에서 발원한 글로벌 금융 리스크는 다소 완화된 것으로 판단된다"면서도 "그러나 재정위기 국가들의 성장률이 마이너스를 유지하면서 자생적으로 채무 상환능력을 확보하기는 어렵다. 이는 그리스, 포르투갈 등 일부 국가의 디폴트 혹은 유로존 퇴출 가능성이 남아 있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특히 유로국 신용등급 강등 이후 이런 리스크는 조금 더 커진 상황"이라며 "오는 2~4월 이탈리아 국채 만기 집중 시기에 이런 리스크가 다시 불거지면 오는 2분기 초까지 글로벌 주식시장은 추세적 상승보다 상승·조정을 반복하는 모습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최 센터장은 "장기적으론 유럽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이 계속되고, 문제 해결이 늦어질수록 정책공조의 강도는 강해질 것"이라며 "따라서 하반기 주식시장에 대해선 긍정적인 시각을 유지한다. 유럽 문제만 해결된다면 각국의 경제 호전은 꾸준하게 지속적으로 증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오성진 현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올 상반기는 유로존 국채 만기가 집중돼 있을 뿐 아니라 유럽 은행들의 자본확충이 진행되는 과정이라 일부 유럽계 자금의 이탈이 우려된다"면서 "그러나 상반기 중에 각국의 해법 마련이 이뤄질 것이기 때문에 하반기에는 금융시장이 안정을 되찾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올해 주식시장은 전형적인 상저하고(上低下高)의 흐름을 보일 것이라며 코스피가 1640~2140포인트 사이를 오갈 것으로 전망했다.
이동호 한국투자신탁운용 주식운용본부 리서치부문장은 "유럽 문제는 당면한 유동성 위기를 벗어나도 불안요인은 계속 잠복해 있을 것"이라며 "그러나 유럽발 유동성 위기가 재발하지 않는다면 그동안 위축됐던 주식시장의 투자심리가 회복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채원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 부사장은 "지난해 주식시장에서 외국인이 기록적인 순매도를 기록한 배경에는 유럽계 금융기관들의 위험자산 팔기, 즉 디레버리징이 자리잡고 있다"며 "올 초에도 유럽의 금융위기 해소에 대한 뚜렷한 해결책이 제시되지 않는다면 주식시장에서 외국인의 매도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