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민주당에 민심이 쏠리는 3가지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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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2-01-25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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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보경 법무법인 청파 이사

한나라당은 연속 허탕만 치고 있다. 박근혜 비대위의 권위는 시작도 하기 전에 레임덕에 빠져 있다. 국민의 인기를 한 몸에 받는다는 ‘박근혜’의 인기는 시들해지고 마땅한 대타도 없다. 민주통합당 대표로 한명숙이 당선된 게 그나마 호재라고 한다. “같은 여자니까 아무래도 시너지가...” 참으로 옹색한 이유다. 명색이 집권여당인데, 우리나라 정치가 어쩌다 이런 처지가 되었는지 한숨이 나온다. 여당과 야당은 균형을 이루어야 예측이 가능하다. 6:4나 6.5:3.5. 이 정도 비례는 되어야 한다. 하지만 요즘은 그것도 아닌 것 같다.

여당도 아니고 숫자도 적은 민주당이 마치 집권당처럼 민심을 장악하고 있기 때문이다. 별로 잘 한 것도 없는 민주당은 언제 어떻게 인기를 모았을까? 요술방망이라도 있는 걸까? 맞다. 요술방망이가 있었다. 다름 아닌 노무현이다. 민주당 대표 한명숙과 최고위원 문성근의 당선으로 확연히 드러났다. 이 나라 보수층이 외면하고픈 현실. 그것이 눈앞에 떡하니 나타난 것이다.

호남 정치인들은 배후의 실세일지언정 전면에선 점처럼 미미해졌다. 민주당은 노무현당이 됐다. 유권자들은 노무현 또는 한명숙과 이명박 또는 박근혜의 대결로 총선과 대선의 판세를 이해하게 됐다. 간명해졌다. 궁금한 게 생긴다. 잘 한 게 없어서 외부 세력에 지도부를 장악당한 민주당은 어째서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걸까? 참신한 인물이 영입된 덕, 그 하나일까? 아닐 것이다. 그것만 본다면 수박의 겉만 핥는 것이다.

적어도 민주당에 민심이 쏠리는 이유는 크게 3가지 정도다.

첫째, 민주당은 허술하나 왠지 모르게 짠하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호남 동정표뿐 만아니라 노무현 전 대통령은 일제 순국열사처럼 몸을 던졌다. 손학규도 군주를 찾아 방랑하는 공자처럼 민주당에 들어왔다. 턱수염을 자르지 않은 채 전국을 누비며 혹한의 산골 생활도 견디다가. 민주당은 동정심을 한 몸에 얻고 있다.

둘째, 민주당은 아픈 다리를 절면서 기꺼이 남의 부축을 받는다. 만일 아프거나 장애가 있는데 자존심이 센 표정을 하고 있다면 남들이 혀는 찰지언정 살갑게 다가가지 않는다. 결과적으로 아픈 사람만 손해고 성질만 더러워질 것이다. 민주당은 손을 내밀어 도와달라며 생긋 웃음도 짓는다. 잠깐의 가식이라도 마음이 움직이는 건 어쩔 수 없다.

셋째, 민주당은 좌충우돌하면서도 일관적이다. 내홍과 난항, 우여곡절, 난장판, 부정과 비리는 한나라당과 어슷비슷하지만 폭탄을 터뜨려 완전히 정화시키지는 않고 꾀죄죄한 그대로 어제 오늘의 모습이 비슷하다. 유권자들의 기대감이 그리 높지도 낮지도 않다.

반면 한나라당은 어떤가. 동정심은커녕 자랑만 일삼다가 민심의 기대감을 키우고, 그 기대감에 어긋난 행동이 도처에서 저질러져 중구난방 욕을 얻어 듣고, 그러다 대형 비리가 터져서 우물쭈물 때를 놓치다 폭탄이 터진다. 폭탄이 터져도 꼭 한복판에서 터지고 주범은 없고 종범만 난무한다.

구원투수 박근혜의 등판은 홈구장이지만 하필이면 비가 쏟아지는 날부터 시작됐다. “비가 오는데 지붕 새는 거부터 막아야지, 스트라이크 존이나 구질 확인이 대수냐” 입 달린 구닥다리들은 죄 한마디씩 거든다. 한나라당은 민주당에게, 노무현에게, 호남에게, 20~30대 민심에게, 실업자와 자녀 교육에 멍든 부녀자들에게 석고대죄의 심정으로 고개 숙여야 하지만 “왜 내가? 굳이 필요하다면 저기 쟤가…”하는 심보로 버티고만 있다.

이런 꼴을 보자니, 어젯밤 사우디아라비아에서 하루 2~3시간만 잠을 자고 일하다 과로사한 관리자급 근로자의 사망보상금을 정성으로 해결하려 하기보다 “방법과 절차와 객관적인 데이터가…” 운운하며 결국 소송으로 끌고 가려는 어떤 전문건설회사 회장의 꼴사나운 모습이 생각난다. 그는 분명 한나라당 취향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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