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보드를 두드리며> IT 교과서 대전 벌어지나

(아주경제 이한선 기자) 이번에는 교육이었다.

애플이 아이북2를 발표하던 날 정부의 디지털 교과서 사업에 관여했던 한 IT 전문가는 "이번에도 애플이 한 발 앞섰다"고 말했다.

국내 기업이 이번에도 애플에 선수를 뺏겼다는 안타까움이 묻어 있었다.

아이튠스로 온라인 음악 시장을 개척하고 스마트폰 생태계를 만들었던 애플이 디지털 교과서라는 새로운 장을 열겠다고 나섰다.

소프트웨어 강화를 천명한 국내 기업들이 아직도 하드웨어 중심의 마인드라는 한계가 또 드러났다.

이미 예고된 것임에도 손을 놓고 있었다.

교육분야에서 국내 IT기업은 학교에 태블릿을 제공하면서 전자칠판 작성 내용을 볼 수 있도록 하거나, 학습 콘텐츠를 공유하는 기능적인 수준에 머물렀을 뿐이다.

고 스티브 잡스가 교육분야에 관심을 갖고 있었다는 점은 이미 알려졌었다.

아이북스2를 선보인 실러 애플 부사장이 말한 그대로 교육은 원초적으로 애플의 DNA 깊숙이 내재돼 있다.

잡스는 매킨토시 시절부터 대학 등 교육계에 PC를 납품하는 사업을 해왔고, 애플을 나와 창업한 회사에서도 교육용 PC를 내놓았으나 성공하지 못한 이력을 갖고 있다.

교육과 IT기기의 접목을 통한 시장 확대를 일찌감치 간파하고 있었다.

교육시장을 PC 활성화의 계기로 삼으려 했던 것이다.

아이북2는 동영상 등이 담긴 디지털 교과서를 만들 수 있는 플랫폼이다.

교사들이 교재와 온라인 강의코스를 만들어낼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도 공개됐다.

디지털 교과서 시장은 학생이라면 누구나 구매에 나설 전망으로 특히 교육열이 뛰어난 우리나라에서 그 가능성이 커 보인다.

국내에서는 정부 주도로 디지털 교과서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1기 국가정보화전략위원회가 교육과학기술부와 함께 계획을 마련해 2014년 초등학교와 중학교, 2015년부터 고등학교 과목을 대상으로 디지털 교과서를 확대하기로 했다.

디지털 교과서가 교육분야의 특성상 정부가 관여할 여지가 크지만 플랫폼을 자체적으로 추진하기에는 버거워 보인다.

스마트폰 독자 OS의 개발에도 나섰다가 접었던 정부다.

결국 기업들이 나서야 하는 사업이다.

스마트폰 글로벌 1위가 대단하지만 여기에 취해 있을 때가 아니다.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의 융합, 이 숙제를 풀기에는 국내 기업으로선 이전의 관성이 너무나 크게만 보인다.

국내 기업들도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융합 회사인 애플에 맞서 같은 수준의 치열한 변신이 필요하다.

국내 기업과 애플은 스마트폰 분야에서 치열한 경쟁 속에서 특허공방을 벌이고 있다.

앞으로는 스마트TV를 놓고도 전쟁을 치를 것으로 예상된다.

디지털 교과서 플랫폼을 놓고도 양측은 결전을 벌이게 될까?

애플은 국내 기업에 또 하나의 숙제를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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