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외신 및 업계에 따르면 일본 업체인 엘피다가 미국 마이크론테크놀로지, 대만 난야와 경영 통합을 목표로 막바지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이들 3사는 D램 시장에서 삼성전자와 하이닉스에 이어 3∼5위를 차지하고 있는 업체들이다. 통합이 성사되면 한국 대 다국적연합군의 경쟁구도로 재편될 전망이다
시황 악화로 인한 자금난이 원인이다. 박현 동양증권 연구원은 "D램 가격 하락세가 예상보다 길어지고 있다"며 "감산모드가 유지된다면 2분기에는 반등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한국 업체들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으로도 풀이된다.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는 D램 시장의 60%를 장악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인 아이서플라이에 따르면 지난해 7∼9월 세계 D램 반도체 1, 2위는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반도체로 세계 시장점유율이 각각 45.1%와 21.6%다.
엘피다(12.2%) 마이크론(12.1%) 난야(3.5%) 순이다. 3사가 통합하면 세계 시장점유율이 27.8%로 높아진다. 하이닉스반도체를 제치고 2위로 올라선다.
엘피다의 기술력과 난야의 가격경쟁력에 마이크론의 폭넓은 제품라인이 합쳐지면 삼성전자와 하이닉스에 위협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반면 국내 업체들은 통합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과거에도 통합 얘기가 있었지만 성사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엘피다는 5년 전부터 한국 기업들의 독주를 막기 위해 대만과의 연합을 주장했지만 성과가 없다. 난야도 적자에 허덕이고 있지만 모기업의 지원을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다.
통합이 성사될 경우에도 국내 업체들에 미치는 영향은 적을 전망이다. 삼성전자와 하이닉스가 기술력과 원가경쟁력에서 경쟁 업체들을 압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현재 10나노 공정에 돌입했다. 하이닉스도 올 상반기 안에 20나노 D램 생산에 돌입한다. 공정이 세밀해 질수록 한 개의 웨이퍼에서 생산되는 반도체의 숫자가 크게 늘어난다. 싸게 팔아도 이익을 남길 수 있다는 얘기다.
엘피다ㆍ마이크론은 각각 30나노와 40나노대 공정에서 멈춰 있는 상황이다. 단기적으로 원가경쟁력을 높일 수 없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통합으로 인한 생산량 조절이 국내 업체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며 "적자에 허덕이는 이들 업체의 합종연횡이 글로벌 반도체 업계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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