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패율제'는 지역구 선거에서 아깝게 낙선한 후보를 비례대표로 당선시키는 제도로, 지역주의 타파를 위한 정치개혁 과제로 추진돼왔다.
그러나 석패율제가 핵심 현안으로 부각되면서 대부분의 민주당 최고위원들이 '신중론'을 주장하고 나섰다. 석패율제 도입을 적극 추진하겠다는 종전 지도부의 입장을 뒤집은 것이다.
특히 문성근 이인영 최고위원은 석패율제 대신 지역구 국회의원과 비례대표 의원을 동시에 선출하는 '독일식 정당명부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만 19대 총선에서 대구 출마를 선언한 김부겸 최고위원은 “석패율제의 혜택을 받지 않겠다”면서도 “지역구도 타파를 위해 석패율제라도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민주당 지도부가 일제히 석패율제에 반대하고 나선 데에는 이 제도가 지역구도 타파의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을 뿐 아니라 직역별 대표 선출이라는 비례대표 제도 도입의 취지에 역행한다는 판단 때문이다.
여기에는 부산ㆍ경남(PK) 지역의 여건이 좋아지면서 4월 총선에서 PK지역에서 해볼 만 하다는 '자신감'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내년 총선에서 연대의 대상인 진보정당이 석패율제에 강력하게 반발하면서 석패율제를 도입하면 야권연대가 위기를 맞을 것이라고 경고하고 나선 것도 큰 부담이다.
통합진보당 노회찬 대변인은 25일 브리핑에서 “석패율제 도입 시도는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승자독식의 현행 선거를 유지하기 위한 담합”이라며 “석패율제 도입은 민주당 스스로 야권연대를 짓밟는 행위”라고 밝혔다.
진보신당 박은지 부대변인 역시 “석패율제는 지역주의 타파가 아니라 한국 정치를 `3김 시대‘로 돌리는 구태정치의 폭거”라고 가세했다.
논란이 증폭되자 민주당은 26일 오전 영등포 중앙당사에서 최고위원회의-당 정개특위 연석회의를 열어 석패율제에 대한 입장을 정리하기로 했다.
이날 회의에서 당 지도부는 `석패율제 재검토’로 입장을 바꿀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은 또 공직후보 선출의 공정성을 높이기 위해 국민참여경선을 실시하고, 동원선거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 모바일 투표를 도입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공직선거법 개정안도 마련할 방침이다.
민주당은 이밖에 선거구 획정,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전당대회 위탁 관리,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선거운동 허용 등의 핵심 쟁점에 대한 입장도 정리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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