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중동 현지 일간지 걸프뉴스는 재판전 형량 조정에 따라 미군 해병대 분대장 프랭크 우터리치 하사는 실제 복역은 면하고 대신 이등병으로 강등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라크 정치권이 격분에 휩싸였다고 보도했다.
2005년 민간인 학살이 자행된 하디사 마을이 있는 안바르 주의 국회의원 탈랄 알 주바이는 "미국 법정이 이라크인의 피를 하찮게 여기는 증거"라고 주장했다.
주바이 의원은 "하디사 민간인 학살은 인류의 가치와 인권을 무참하게 짓밟은 극악무도한 범죄"라면서 "희생자 유가족들의 슬픔과 고통을 고려할 때 훨씬 더 무거운 형량이 내려졌어야 했다"고 비난했다.
이라크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인 라이드 알 달라키 의원은 "이 사건은 단순한 살인사건이 아니라 `제노사이드'(대량학살)"라면서 "무슬림과 이라크 국민이 흘린 고귀한 피의 가치를 떨어뜨린 판결"이라고 지적했다.
미국 군사법원은 최근 군사법원 재판에서 우터리치 하사에게 직무유기죄로 90일 구금형을 선고하고 이등병 강등 조치를 내렸다.
그러나 우터리치 하사가 홀로 아이를 키우는 아버지라는 개인 사정을 감안해 감봉 조치는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또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 및 가중 폭행혐의는 군 검찰 측과의 형량 협상에서 기각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우터리치 하사를 제외한 나머지 분대원 전원은 무죄 판결을 받아 이라크인들로부터 강한 반발을 산 바 있다.
우터리치가 지휘하던 해병대원들은 지난 2005년 11월 하디사 마을에서 순찰 도중 차량 안에 있던 5명을 포함해 모두 24명의 민간인을 학살했으며, 이들 중에는 가까운 거리에서 사살한 부녀자와 어린이 10명이 포함돼 있던 것으로 드러나 국제사회에 큰 충격을 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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