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에 발생한 정치테마주나 CNK사태 등 시장 교란행위들로 인해 증권 감독기능과 시스템이 다시 도마위에 오르고 있다.
국내 자본시장은 점차 거대화 되고 있지만 금융감독원의 자본시장조사국 인원만으로는 이를 감당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사실상 나날이 교묘해지는 자본시장의 탈법·위법·불법 행위를 제대로 감독하기에는 대응력도 떨어진다는 비판이다.
지난 1999년 출범한 금감원은 한국은행의 은행감독원과 증권감독원, 보험감독원이 통합된 기구이지만 은행을 비롯한 금융권에 더 힘이 쏠린 상태라 '자본시장의 수호자'로서는 역부족이라는 비판이다. 금융위는 지난 2008년 금융감독위원회 감독정책기능과 재정경제부 금융정책기능을 통합한 기관이다.
금융감독원의 한 임원은 “현재 조사국 인력은 턱없이 부족해 최근 주식시장에 대한 능동적 대처가 어렵다”며 “인력 재편에 나선다 해도 상당수 인력이 은행부문에 배치되고 있어 증원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금융위의 자본시장 관련 부분과 금감원의 자본시장 관련 파트를 통합해 이들과 분리된 새로운 감독기구를 창설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권영준 경희대 국제경영학부 교수는 “현 정부는 학계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재정부의 금융정책국과 금융감독위원회를 통합해 금융위원회를 탄생시키고 민간 감독기구인 금감원을 분리했다”며 “지금이라도 이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미국 같은 경우에는 은행과 보험, 증권 등을 아우르는 통합된 체계가 존재하지 않는다. 증권 감독 업무는 대공황 이후 생긴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맡고 있다. SEC는 시세 조종, 허위 사실 유포, 차명 계좌를 이용한 작전, 불법 공매도 등을 적발하는 감독 기구의 역할을 수행했다. 이들은 내부자거래 범죄를 잡기 위해 도청도 사용할 수 있다. 또 SEC는 기소권까지 갖고 있다.
한 증권사의 임원은“갈수록 증권범죄가 첨단화돼가고 있어 자본시장 조사국에 대한 수요가 늘어난 상황에서 자본시장 조사 인력을 합병해 단독 기구를 만드는 방안을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에 대한 반대의견도 만만치 않다. 은행·증권·보험 등으로 나뉘어 있던 감독조직을 통합함으로써 권한을 집중해 위기에 빠르고 일사불란하게 대처할 수 있다는 반론이다. 지난 카드사태, 글로벌 금융위기 등의 큰 파고를 넘길 수 있었던 것도 이처럼 '한국적인' 통합 감독체계가 효과를 발휘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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