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수영의 도란도란> “시장님·장관님, 서로 소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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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2-01-26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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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정수영 기자) 박원순 서울시장은 '현장·소통 시장'으로 통한다. 취임 이후 3개월동안 하루가 멀다하고 현장을 돌며 시민들을 만났다. 그들의 애환을 듣고, 그들과 솔직하게 대화하는 것도 마다하지 않았다.

권도엽 국토해양부 장관도 마찬가지다. 연일 임대주택 주민들을 살피며 집없는 서민들이 힘들게 살지 않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두 수장은 닮은 점이 많다. 사람 좋고 친근하기로 유명한 권 장관, 소탈하고 젊은 사람들과 격의 없는 대화를 나누는 박 시장. 많은 선후배들이 그들을 좋아하고 존경한다. 두 사람은 아침새도 부러워 울고 갈 '아침형 인간'의 대명사이기도 하다.

이런 두 사람이지만, 다른 점도 참 많다. 얼굴·외모·학력 등 한 두 가지이겠느냐마는, 여기서는 두 사람이 처한 상황의 차이를 거론해보자.

현재 두 사람은 관선 장관, 민선 시장이라는 신분상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30년 가까이 공직자로서 주택정책을 이끌어온 권 장관은 옛 건설교통부 주택국장과 차관 등을 거쳐 현재에 자리에 올랐다.

박 시장은 오랫동안 정부의 정책에 대해 옳고 그름을 따질 수 있는 위치에 있었다. 참여연대와 아름다운재단 등을 만들고 오랜 시간 시민단체에서 활동해온 그는 정부정책 비판에 서슴없었다.

그렇다면 부동산을 바라보는 두 사람의 시각은 어떠한가. 일단 두 사람은 최근 주택정책에 대한 상반된 입장으로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지난해 11월 말 서울시의 ‘재건축 속도조절론’에 대해 권 장관은 “서울시 정책은 친서민이 아니다”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서울시의 지나친 공공성 강조가 재건축 사업을 위축시켜 주택 공급이 감소, 결국 서민들이 피해를 본다는 것이다.

박 시장은 이에 자신의 트위터에서 “염치가 먼저입니다. 그게 상식이지요”라고 맞받아쳤다. 그동안 보여준 정부의 주택정책을 힐난한 것이다.

이후 두 사람은 12·7 대책을 놓고도 상반된 입장을 드러냈다. 국토부가 강남3구 투기과열지구 해제 등을 담은 대책을 발표하자, 서울시는 “세입자 등 서민들의 주거안정 정책에 역행하고 서민 부담을 가중시킬 수 있다”고 반박했다.

조만간 서울시가 뉴타운 출구전략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정확히 어떤 내용이 담길지는 알 수 없지만, 자칫 정부와 갈등을 빚는 방식일 수도 있다. 두 수장의 대립각을 다시 한번 확인하게 될 수도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한꺼풀 더 들어가 보면 두 사람이 주창하는 것은 사실 같다. 임대주택을 비롯한 소형주택을 늘려 서민주거 안정을 꾀하고자 하는 친서민 주택정책이 목표다. 단지 방식이 다를 뿐이다.

‘상황이 사람을 만든다’는 말이 있다. 두 수장은 사람 됨됨이나 주택 정책에 대한 목표 등 비슷한 점이 많다. 단지 걸어온 길, 현재의 상황이 다를 뿐이다. 지금이라도 만나 서로의 입장을 이야기하고 진정 서민을 위한 대안이 무엇인가 소통을 해 나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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