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정치 ....오바마 재선호 순항할까?

  • 공화는 롬니 대세론 흔들리며 깅리치 10년만에 부활 신호탄<br/>76세 폴 하원의원 노익장 과시...샌토롬-기독교 공조 계속갈지 의문

(워싱턴(미국)=송지영 특파원) 지난 3일 아이오와를 시작으로 공화당 후보 선출 경선이 본격화됨에 따라 올 11월 대선까지의 대장정이 시작됐다. 공화당은 최근까지 ‘롬니 대세론’에 맞서는 여러 후보들이 경합을 했으나, 21일 사우스 캐롤라이나에서 뉴트 깅리치 전 하원의장이 예상을 뒤엎고 1위를 차지함에 따라 한치앞도 내다볼 수 없는 혼전이 될 전망이다.

롬니는 아이오와, 뉴 햄프셔에 이어 사우스 캐롤라이나까지 3연승을 할 전망이었으나, 아이오와(당초 롬니가 8표 차로 1위)에서는 재검표결과 릭 샌토롬 전 펜실베이니아 상원의원에게 1위를 내주었고, 사우스 캐롤라이나는 깅리치에 내주었다. 초반 강세로 롬니 대세론을 굳힌다는 그의 전력은 이미 틀어진 것이나 마찬가지다. 3개 지역에서 세 후보가 한번씩 1위를 하면서 공화당 후보 경선은 소용돌이 형국이 되어 버렸다.

아이오와에서 돌풍을 일으키며 1위를 한 샌토롬 전 상원의원은 뉴 햄프셔 이후 무너지면서 오히려 76세의 론 폴 텍사스 하원의원이 롬니에 맞서는 형국이다. 사우스 캐롤라이나에서 두 사람은 각각 3위, 4위를 했다.

강경한 깅리치는 롬니를 몰아 붙이며 자신만이 오바마를 본선에서 이길 후보라고 주장하고 있고, 샌토롬 의원은 최근 기독교 보수 세력들이 롬니 대안으로 지지를 몰아주는 형국이어서 귀추가 주목된다. 이미 미셸 바크만 미네소타 하원의원, 존 헌츠먼 주니어 전 유타 주지사 및 릭 페리 텍사스 주지사는 열악한 지지세를 극복 못하고 이미 사퇴했다.

올해 미국 선거에서 가장 큰 관심은 역시 버락 오바마의 재선 여부다. 경기가 살아나지 않았고, 중산층이 엷어지면서 오바마는 지난 3년간 많은 공격을 받았다. 현재 여론 조사 결과 오바마는 롬니든 깅리치든 큰 차이가 없이 엎치락 뒤치락 하는 형국이다.

오죽하면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이 오바마 대신 올해 대선에 나와야 한다는 주장도 있었다. 이같은 주장들은 매우 구체적인 것들이어서 얼마전에는 일부 단체들이 전화 홍보 등을 통해 ‘힐러리를 대선에’ 운동을 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힐러리 국무장관은 “국무장관을 마지막으로 공직을 끝낼 것”이며 “이후 비영리 조직 등에서 여성과 미성년자들을 위한 일을 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현실적으로 ‘힐러리 대타론’은 미국 정치의 여러 현실을 따져볼 때 가능성이 없다고 봐야 한다.

오바마의 가장 큰 약점이자 강점은 바로 소수계 지지기반이다. 소수계의 강력한 지지와 인기를 바탕으로 2008년 당선되었고, 미국의 최초의 흑인 대통령으로 취임 초기 큰 인기를 끌었지만, 오바마는 지금 비슷한 이유로 인기가 바닥이다. 2007년 이후 금융위기로 경제가 살아나지 않으면서 오바마에 표를 던졌던 많은 사람들이 마음을 돌렸다. 당시 오바마에 표를 주었던 적지 않은 공화당 유권자들의 반발은 더욱 심하다.

2010년 오사마 빈 라덴을 제거하고 중동 민주화 운동 및 시위, 독재자 축출 등에서 미국 정부가 기여를 하면서 조금씩 오바마의 지지도가 반등했지만 아직도 50%는 넘지 못하고 있다. 최근 미국의 실업률이 수년새 최저치로 하락하는 등 조금씩 경제가 살아나는 조짐을 보이고 있는 점은 오바마에게 득이다.

오바마의 잦은 휴가, 추진력이 부족하고 너무 이상적이라는 점, 간혹 터져 나오는 미셸 오바마의 쇼핑 등 여러 구설수는 오바마의 인기를 갉아먹는 요인들 중 하나다. 오바마는 이같은 부정적인 이미지 공세를 정면 돌파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트위터 등 SNS(쇼셜네트워크서비스)를 적극 이용해 젊은 층 지지자들과 소통하고 있다. 최근 국무부가 트위터 브리핑을 시작한 것은 오바마의 재선 운동과 무관치 않다.

공화당은 누가 최종 후보로 결정되는지 간에 오바마 쪽을 공격하면서 지지기반을 넓혀가고 있다. 외교, 경제 등 대부분의 분야에서 오바마의 치적을 공격하고 오바마를 단임대통령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전략이다. 이와 반해 오바마는 공화당의 벼랑끝 협상 전술 때문에 미국이 여러 차례 위기를 겪었다며 반격하고 있다.

가장 강력한 후보인 롬니는 하버드 출신에 억만장자로서 강점과 약점을 모두 가진 인물이다. 그의 가장 큰 약점은 공교롭게도 종교에 있다. 몰몬교도인 롬니는 지난 2008년 선거에도 출마했지만 초반 강세를 이어가지 못하고 존 매케인 상원의원한테 후보자리를 내주어야 했다.

그러나 이겼다고 여긴 아이오와를 내주었고, 사우스 캐롤라이나에서도 깅리치에 반격을 당하면서 잠시 주춤하고 있다. 다른 후보들보다는 전국적인 지지세가 강하지만, 최근 깅리치 등이 제기한 “부도덕하게 돈을 많이 벌고 세금도 안낸 후보”로 각인되면서 흔들리는 모습이다.

깅리치는 사우스 캐롤라이나에서 첫 1위를 하며 다크호스로 떠올랐지만, 두번의 이혼과 세번의 재혼이라는 그의 가정사와 사치, 비리 등으로 얼룩진 그의 과거를 과연 극복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그러나 계속 해서 ‘롬니 대안’ 후보를 찾아오던 공화당 보수 세력들이 그를 대안으로 여길 수도 있다. 그렇게 되면 롬니-깅리치 2파전이 될 가능성도 높다.

한편 아이오와 코커스를 전후해 다크호스로 떠오른 샌토롬 전 상원의원은 롬니의 중도적 성향을 공격하며 낙태, 동성 결혼 등 전통적으로 공화당이 강조하는 주요 주제들에 대해 보수적인 주장을 펼치며 유권자들의 마음을 사로 잡고 있다. 이에 많은 보수 유권자들은 롬니로부터 등을 돌렸고 그에게 표를 던져주었다.

대통령 선거와 함께 11월 6일 선거에서는 11개 지역에서의 주지사와 상원의원 33명도 뽑게 된다. 이중에는 대선 선거인단 55명의 표를 갖고 있는 캘리포니아와 38표의 텍사스, 29표의 뉴욕과 플로리다, 20표의 펜실베이니아 등이 있다. 이들 지역은 대통령 선거에서도 주요한 지역들이기 때문에 양당이 사활을 걸고 나설 전망이다.

<표> 미국 대통령 선거 주요 일정

날짜 내용(코커스, 프라이머리 등)

1월 아이오와(3일), 뉴 햄프셔(10일), 사우스캐롤라이나(21일), 플로리다(31일)

2월 메인· 네바다(4일), 콜로라도· 미네소타(7일), 애리조나 ·미시간(28일)

3월 워싱턴(3일), 알래스카·조지아·매사추세츠·오하이오·버지니아 등 10개주 동시 코커스 및 프라이머리(수퍼 화요일 선거, 6일), 알라바마·하와이·미시시피(13일), 미주리(17일), 일리노이(20일) 루이지애나(24일)

4월 DC, 메릴랜드 등 3개 지역 및 주(3일), 코네티컷, 뉴욕, 펜실베이이나 등 5개주 프라이머리(24일)

5월 인디애나 등 3개주 프라이머리(8일), 네브라스카 등 4개 주 프라이머리(15일 및 22일)

6월 캘리포니아·뉴저지·뉴 멕시코 등 5개 주 프라이머리(5일), 유타(26일)

8월 공화당 대통령 후보 지명 컨벤션(27~30일, 플로리다 탬파)

9월 민주당 대통령 후보 지명 컨벤션(4~7일, 노스캐롤라이나 샤롯)

11월 6일 총선 및 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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