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 3분의 1가량이 시청한 셈이다. 미국인들이 슈퍼볼에 열광하는 이유는 뭘까. 여기에는 몇 가지 재밌는 경제·투자 법칙이 숨어 있다. 인간의 욕망과도 맞닿아 있는 이 암호를 풀어보자.
우선 '희소성'을 꼽을 수 있다. 경제의 공통문제는 자신이 원하는 것을 모두 가질 수 없다는 점이다. 희소성은 사회 구성원들의 욕망에 비해 그 욕망을 충족시켜 줄 수단인 자원이 부족한 현상이다.
미국 프로풋볼은 이 법칙에 충실에 따르고 있다. NFL 각 팀의 한 시즌 경기는 16게임에 불과하다. 메이저리그 팀당 경기수 162게임과 비교하면 10분의 1수준. NFL의 모든 경가 결승전과 다름없는 짜릿함을 주는 이유다.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high risk, high return)'이라는 투자 원칙도 슈퍼볼에 숨겨진 코드다. 투자 대상의 위험이 높을수록 수익이 많을 수밖에 없다는 이 법칙은 미국 프로풋볼의 독특한 점수 제도에 반영됐다.
미식축구에서 점수를 내는 방식에는 '터치다운'이 있다. 상대 수비수와 육탄전을 벌여 10야드(약 9.2m) 이상을 전진해 획득하는 터치다운은 최소 6점에서 최대 8점까지 공격 포인트가 주어진다.
야구가 만루 홈런 등 한 번의 공격으로 얻을 수 있는 점수는 최대 4점이다. 농구도 똑같다. 미식축구는 터치다운 한 번으로 게임의 흐림이 바뀔 수 있다. 승부의 변수가 많다는 얘기다.
경제학의 난제인 '공정한 분배'에 대해서도 슈퍼볼은 나름의 답을 제시하고 있다. NFL 32팀은 방송 중계권료와 각종 스폰서 계약금, 상품 판매 수입 등의 다양한 수익을 똑같이 나눠 받는다.
강력한 분배정책을 실시하고 있는 것. 이를 통해 인구가 적은 지역에 기반을 둔 팀들도 생존할 수 있는 기본 여건이 마련됐다. 경쟁이 가능한 조건이 갖춰진 만큼 각 팀의 순위싸움도 치열할 수밖에 없다.
슈퍼볼은 올해도 대박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미국과 같은 자본주의 국가에서 대중의 관심은 곧 돈이다. 글로벌 기업들이 슈퍼볼 TV광고에 목을 맨 이유다. 광고 단가도 매년 상승하고 있다.
올해 슈퍼볼 중계에 붙는 광고 단가는 30초에 350만 달러(약 39억원)다. 지난해보다 50만 달러가 올랐다. 1초로 환산하면 11만 6667달러(약 1억3000만원)에 달한다.
높은 광고 단가에도 글로벌 기업들의 광고전쟁은 계속되고 있다. 파급 효과가 상당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슈퍼볼을 보기 위해 360만명의 미국인들이 새 TV를 구입했다.
국내 기업들 중에서는 현개·기아차와 삼성전자가 참전했다. 2008년 광고를 시작한 현대차는 올해 2100만 달러(약 231억원)를 쏟아 부었다.
기아차도 지난해 K5 광고에 이어 올해 1편의 광고를 경기 중 내보낸다. 삼성전자는 처음으로 슈퍼볼에 뛰어 들었다. 1050만 달러(약 118억원)를 들여 90초짜리 광고를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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