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배구 승부조작 범죄 첫 적발 [이미지 = KBS 뉴스 캡처] |
(아주경제 이준혁 기자) 지난해 프로축구계를 혼란에 빠뜨렸던 승부조작 범죄가 프로배구계도 예외는 아니란 것으로 밝혀지자 배구계가 충격에 빠졌다.
8일 대구지검 강력부(조호경 부장검사)는 2009~2010시즌 프로배구 V-리그 당시 승부조작에 가담한 혐의(국민체육진흥법 위반 등)로 전직 배구선수 염모(30)씨와 브로커 강모(29)씨 등 2명을 구속했다고 밝혔다. 2010~2011시즌까지 V-리그 남자부 KEPCO45의 리베로로 뛰던 염 씨는 불법사이트에 거액을 배팅한 브로커 강 씨의 부탁을 받고, 3~4차례 경기를 뛰며 수익금을 분배받는 방식으로 승부조작에 적극 개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만년 최하위'라는 낙인을 지우고 이미지 변신을 꾀하려다가 '승부조작'이라는 예상하지도 못한 악재를 만난 KEPCO45은 난감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지난해 7월 염 씨가 은퇴했지만 당시 선수관리의 책임 문제에서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KEPCO45 관계자는 8일 "갑자기 터져 나온 악재로 팀이 흔들리지 않기를 바랄 뿐"이라며 "기량이 부족한 것으로만 알았던 염 씨가 경기 중 고의로 실수했으리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고 당혹감을 나타냈다.
이 관계자는 염 씨의 승부조작을 추후에라도 알고 은퇴를 종용하지 않았냐는 의혹에 대해서는 강하게 부인했다.
그는 "공기업인 KEPCO의 특성상 프로데뷔 이후 4년이 경과하면 선수로 계속 뛸지, 은퇴하고 KEPCO 직원으로 남을지 선택할 수 있다"면서 "염 씨는 부상 때문에 선수를 그만뒀다"고 은퇴권유 의혹을 일축했다.
국내 프로배구를 관장하는 한국배구연맹(KOVO) 또한 답답한 마음을 숨지지 않고 있다. 드림식스의 후원기업을 물색하던 도중 승부조작이라는 대형 악재가 터진 것이다.
연맹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프로축구 승부조작 사건이 터진 후 선수와 구단 교육을 강화하는 등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다"며 "배구에서도 승부조작에 연루된 선수가 나와 당혹스럽다. 검찰의 공식발표가 나오는 대로 대책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배구계는 이미 염 씨가 경찰에 연행됐다는 소식이 알려졌을 당시부터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었다. 그러다가 결국 염 씨의 승부조작 사실이 밝혀지자 크게 당황하는 상태다.
[사진 = KBS 뉴스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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