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사 SNS 사용 어디까지?…법원서 공방

(아주경제 이덕형 기자) 페이스북에 ‘가카의 빅엿’이라는 표현을 써 논란을 일으킨 서기호 판사가 재임용에서 탈락한 10일 공교롭게도 법원 청사에서 판사들의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사용을 주제로 한 토론회가 열렸다.

사법정보화연구회가 마련한 이날 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은 가이드라인 제정의 필요성을 두고 공방을 벌였다.

주제발표를 한 노동일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SNS를 이용하는 법관이 많아질수록 뜻하지 않은 문제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이를 예방하는 차원에서 가이드라인 제정 논의를 시작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의 류제성 사무차장은 “가이드라인은 대법원이 일방적으로 하달하는 방식이나 여론몰이식이 아니라 판사들이 공개적·자발적으로 합의하는 방식으로 만들어져야 한다”며 “가이드라인에도 법관의 표현의 자유와 독립 등의 헌법적 가치는 보장돼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토론문을 통해 “최근 대법원의 이른바 SNS판사에 대한 대응은 법관의 중립성이라는 미명 하에 법관의 독립성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번 재임용 논란은 신영철 대법관 사태와 연결돼 있고 법원 내부에 의한 법관독립 침해라는 점에서 성격이 유사하다”며 서 판사를 재임용 탈락시킨 법원의 인사조치를 비판했다.

한 참석자는 “표현의 자유를 사전적으로 제한하는 것은 위헌소지가 있고, 법관의 SNS 사용은 스스로의 판단과 책임에 맡겨야 한다”며 사전 규제 방식의 가이드라인 제정에 반대의견을 냈다.

토론회에서는 “관련 사건 소송을 대리하는 변호사의 SNS 친구맺기 요청이 고민된다, 다른 사람 글을 공유하는 것도 자제해야 하는지 궁금하다, 고위 법관이 친구 요청을 하면 부담스럽다, 자기소개에 근무 법원을 써도 되는지 모르겠다”는 판사들의 고민이 소개됐다.

또 회원 67명을 상대로 한 설문조사에서 50명 이상이 페이스북을, 30명 이상이 트위터를 주로 사교활동 목적으로 사용하고 있으며 판사임을 표시한 사람은 10명 미만으로 조사됐다는 결과도 발표됐다.

한편 이날 토론회장 밖에서는 행사진행 차질을 우려한 법원측에서 사법피해자 모임 회원들의 입장을 막아 회원 10여명이 큰 소리로 항의하는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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