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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華초대석- 5> 중국 영화계 '우먼파워' 리위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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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2-02-20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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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홍우리 기자) "나는 왜 나일까?" "나는 왜 지금 이 곳에 있는 것일까?" "죽고 난 뒤 나는 있을까 없을까?"
믿기 어렵겠지만 갓 5세가 된 '소녀'가 밤 하늘 가득 반짝이는 별을 바라보며 던진 물음이다. 영화 '관음산' '로스트인 베이징' 등을 통해 현실 저 너머 세상을 통찰하려 했던 중국 영화계의 신데렐라 리위(李玉) 감독은 아이때부터 이렇듯 특별했다.

1973년 산둥(山東)성 지난(濟南)에서 태어난 리위는 "사람은 누구나 죽는다"는 어머니의 말에 눈물이 그렁그렁해지고 어려서 소설을 쓸만큼 상상력과 감성이 풍부한 소녀였다. 이런 리위는 초등학교 시절 자신의 소설을 '남의 것을 베낀 것'이라고 매도했던 선생님 때문에 상처받고 학교에 반감을 갖게 됐다. 풍족한 가정환경도, 예쁘장한 외모도 부끄러워졌다.

열살때는 약속을 어긴 친구를 '혼내주기 위해' 친구를 찾아가겠다고 고집을 부렸다. 반대하는 부모에 '항의'하고자 3일 동안 물한모금 입에 대지 않고 입던 옷을 가위로 다 찢는 기행까지 일삼았다.

16세가 되던 해, 리위는 지역 방송국 프로그램의 사회자를 맡게 된다. 공부는 못했지만 말주변은 제법 있었던 딸을 위한 부모의 성화때문이었다. 대학교를 졸업한 뒤에는 여행용 가방을 끌고 70위안짜리 좌석 열차에 몸을 실었다.
베이징(北京)에 도착한 리위는 중국 중앙방송인 CCTV에 입사했다. '동방시공(東方時空)'에서 '생활공간'이라는 코너의 제작 프로듀서를 맡아 예술적 재능을 인정받았다.

1999년 정체된 삶에 염증을 느끼고 CCTV 문을 나선 리위는 불현듯 영화가 찍고 싶어졌다. 집을 팔고 친구에게 사정해 모은 40만위안을 가지고 영화판에 뛰어들었다. 여성 동성연애자의 이야기를 담은 그녀의 처녀작 '물고기와 코끼리(今年夏天)'는 이렇게 세상에 나왔다.
이후 손가락질 받는 미혼모의 삶을 그린 '둑길(紅顔)'·자본주의의 폐단을 극단적으로 보여주는 로스트인베이징·대지진으로 폐허가 된 관음산이 리위의 손에서 탄생했다.

"너무 조숙하면 오히려 상처를 받게 되죠. 또래 친구들과 어울리지 못하고 다른 사람들이 즐거워할 때 겉돌게 되니까요"라고 말하는 리위. 그래서인지 그녀의 작품에서는 시시콜콜하거나 흔해빠진 사랑이야기를 찾아볼 수 없다. 대신 다큐멘터리를 제작하면서 갖게된 통찰력과 날카로운 시각으로 사람과 사회를 동정하고 비판한다.

"영화는 '찾아내는' 것입니다. 완성되기 전까지 어떤 결과물이 나올지 전혀 알 수가 없어요"
리위는 '육감'으로 영화를 찍고 '이성'으로 화면을 만든다. "육감과 이성은 반복해서 상호작용하며 새로운 그림을 그리게 한다"고 그녀는 설명한다.

하지만 리위의 영화제작에는 결코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다큐멘터리 제작은 1주일, 영화 촬영 역시 최장 1개월을 넘기지 않을 정도로 단기간에 모든 감정과 열정을 쏟아내는 스타일이다.

"김기덕의 영화! 촬영 할 때 나오는 폭발적인 그 것, 그것이 바로 내가 원하는 것!"이라고 그녀는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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